[AP신문 = 조수빈 기자]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계약 체결을 위해 공사비를 낮춘 수정안까지 제출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협상 결렬을 선언한 데 유감을 표하며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은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신규 원전 주설비공사 하도급계약 협상 결렬 발표에 대해 충분한 검토 기간이 보장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2025년 6월 한수원과 체코 발주사 간 신규 원전 건설 본계약 체결 이후 주설비공사 하도급계약 협상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2024년 1월 한수원에 제출했던 공사 단가를 수용했으며, 협상 마감일인 이날에도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약 금액을 낮춘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측은 “원청사가 정한 계약 협상의 마감시한인 2026년 10월 29일까지도 시공 컨소시엄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삭감한 계약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원청사와의 하도급계약 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협상 결렬 발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계약 체결을 위한 수정안을 제시했음에도 협상이 종료된 배경에는 지난 7일 한수원이 변경해 제시한 계약 조건이 있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은 기존 협의와 별개로 새로운 조건을 면밀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컨소시엄 측은 “지난 2026년 10월 7일 원청사에서 하도급계약 조건을 변경하여 시공 컨소시엄에게 제시한 계약(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 시간이 부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청사에서는 지난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시공 컨소시엄과 지속적인 협의를 했으나 시공 컨소시엄이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원청사는 2026년 10월 초 변경된 조건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은 변경된 조건을 검토하기 위해 협상 기한을 오는 12월 31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정식 공문으로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체코 신규 원전은 APR1000 모델이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상용 원전인 만큼 충분한 사전 조사와 검토를 거쳐 공사비와 공사 기간, 시공 범위를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 측은 “이러한 검토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 3주간의 짧은 시간 안에 시공 컨소시엄의 최종 입장을 정하여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였다”고 밝혔다.
추가 검토가 필요한 이유로는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위험 부담을 꼽았다. 한수원은 공사비총액계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지만, 컨소시엄은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시공사가 향후 물량 증가분을 과도하게 부담하도록 한 조건이 문제라고 봤다.
컨소시엄 측은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APR1000 모델의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 과정에서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단순 시공 컨소시엄에게 설계 변경에 따라 증가되는 공사 물량을 공사비 변경 없이 높은 비율로 감당하라는 조건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6년 10월 7일 원청사가 새롭게 변경하여 제시한 조건(안)에는 기본적으로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리스크가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변경된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후속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한수원의 방침에 대해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언급했다. 계약 조건이 달라진 만큼 추가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힐 기회가 필요했다는 취지다.
컨소시엄 측은 “원청사에서 2026년 10월 초 변경된 계약 조건을 제시하여 계약 협상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었음에도, 원청사의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후속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계약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는 2018년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팀코리아 시공협력사로 선정된 이후 사업에 참여해 왔다. 2024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2025년 6월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체코 현지 협력회사와의 네트워크 구축, 지역사회 사회공헌, 인허가·입찰 및 발주처 소통 등을 지원했다.
그간의 사업 참여와 계약 체결 노력을 고려해 협상을 다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컨소시엄의 요청이다.
컨소시엄 측은 “추가적인 협상 기한의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원청사에서 대승적인 차원 및 국익을 위해서라도 시공 컨소시엄과의 원만한 협상에 재차 나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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