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최근 불거진 대표팀 소동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29일 오후 2시부터 충청남도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이번에 소집되는 선수들은 13일(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친선경기 2연전을 갖는다. 장소는 모두 카타르 도하다.
대표팀은 9·10월 A매치 직후 혼란에 빠졌다.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이 대표팀 은퇴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황인범이 이후 인터뷰에서 은퇴를 부인하며 당장의 불은 껐지만, 이후 해당 선수들이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 등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은퇴 의사 자체는 사실에 가깝다는 게 드러났다.
해당 선수들의 은퇴 소동이 주장 손흥민과 관련돼있다는 후속보도가 나오며 11월 A매치에 해당 선수들이 뽑힐지에 대한 의문도 피어올랐다. 이들 사이에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그들을 분리시킬 수도 있다는 시선이 분명 존재했다.
모레노 감독은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손흥민 등 모두를 아무일 없다는 듯 소집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기자회견 전 모두 발언을 통해 밝혔다. 그는 ”나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판단한다. 직접 보고, 직접 들은 걸 기반으로 기준과 책임감을 갖고 차분하게 결정한다“라며 ”이 직책의 책임은 대표팀 전체의 이익이며, 그것은 어느 누구의 편도 드지 않고, 모두에 대한 공정함에서 비롯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명단의 기준은 오늘도, 미래에도 오직 경기력에 기반을 둘 것이다. 컨디션, 소속팀 출전 시간, 각 선수가 팀에 무엇을 더해주는가를 기준으로 둔다. 명단에 포함된 모두가 대표팀과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자 한다. 선수의 재능보다 우선하는 첫 번째 조건이며, 그 점을 확신하지 못했다면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 모레노 감독 모두 발언 전문.
▲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모두 발언
시작하기에 앞서 어제 스페인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생사의 고비에서 투병 중인 부상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대표팀 관련 말씀을 드리겠다. 최근 몇 주간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9·10월 A매치 소집 때 경기마다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지난 몇 주 동안 경기 관전을 위해 각 구단 경기장과 훈련장을 찾았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
명단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목표가 무엇인지, 몇 주 동안 어떻게 일해왔고 준비해왔는지 말씀드리겠다. 이를 설명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목표는 단순하다. 경기장 내에서 최상의 팀을 만들고, 경기를 이기고, 국민 여러분이 대표팀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지금부터 설명드릴 요인들은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존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가장 많이 한 일은 대화였다. 선수들, 주장, 협회 관계자 모두와 소통했다. 소통은 팀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대표팀 외부를 향한 소통도 필요하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팀이 운영되는지 팬들과 기자들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비밀 유지와 팀에 대한 존중이다. 팀 운영 철학은 말씀드릴 수 있다. 그 대화 중 사적으로, 당사자의 신뢰 속에 오간 대화는 말씀드리지 않겠다. 선수들도 나와 함께라면 프라이버시가 보호받는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지 설명드리겠다. 나는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정볼르 판단한다. 직접 보고, 직접 들은 걸 기반으로 기준과 책임감을 갖고 차분하게 결정한다. 모든 대화와 이야기는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 나눈다. 그래야 팀에 신뢰가 쌓인다. 그게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역할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다. 이 자리는 온 나라의 희망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대표팀은 다른 최고의 팀과 마찬가지로 최고 수준의 선수단이다. 그렇기에 대표팀은 엄격함, 존중, 신뢰로 관리돼야 한다. 내 결정은 한 순간의 감정에서 비롯되지 않으며, 어떤 행동을 하든 일시적인 반응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내 선택은 대표팀 전체의 이익이다.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모두에 대한 공정함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첫날부터 대표팀의 4원칙이 존재했다. 함께 쓰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존중, 내부에서 일어난 일은 내부에서 해결하고, 문제는 뒤가 아닌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해결하며, 팀이 그 어떤 선수보다 우선시된다. 원칙은 하루아침에 본인 것이 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반복하고 본인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언급했다.
오늘 소집 명단은 앞서 설명드린 작업의 결과물이다. 명단 기준은 오늘도, 앞으로도 오직 경기력에 기반을 둘 것이다. 선수의 컨디션, 소속팀 출전시간, 대표팀에 가져다 줄 것을 고려했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은 대표팀,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자 하는 선수들이다. 재능보다 우선시되는 요소다. 그 점을 불확실하거나 의심하거나 확신하지 못하는 선수라면 뽑지 않았을 거다.
경기 후에 나온 얘기들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얼굴을 맞대고 나누었고, 함께 나아갔다. 축구협회와 나는 선수단과 대화를 나눴다.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건 하나다. 대표팀이 경쟁력을 갖추고, 되도록 많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우리의 목표다.
최근 몇 주 동안 대표팀 경기만 아니라 한국 축구를 관찰했다. 재능 있는 선수가 많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젊은 선수들이 있으며, 매주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대한민국 클럽 한국인 지도자도 많다. 대표팀의 문은 경기장에서 자격을 증명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일들은 신중하게 관리해나가겠다.
나는 언제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매일 최선을 다해 일하는 거다. 선수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한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경기장 바깥에서 있는 어떤 일도 경기장 안에서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최상의 팀이 만들어지고, 국민 여러분이 대표팀을 보며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거다.
▲ 모레노호 2기 명단 (11월 친선경기)
골키퍼: 김승규(FC도쿄), 조현우(울산HD), 송범근(전북현대)
수비수: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FC서울), 이한범(클뤼프브뤼허),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김지수(브랜트퍼드), 신민하(강원FC), 조현택(울산HD),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박진섭(저장FC),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 손정범(FC서울), 황인범(포르투), 박태준(김천상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아틀레티코마드리드), 정우영(우니온베를린), 엄지성(스완지시티), 송민규(나시오날), 황희찬(샬케04)
공격수: 이동경(울산HD), 손흥민(LAFC), 오현규(베식타스), 오세훈(시미즈S.펄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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