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에 몰린 2036 하계올림픽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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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몰린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경기일보 2026-10-29 14:1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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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전라북도 지사(오른쪽)가 27일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올림픽 유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전라북도 제공
이원택 전라북도 지사(오른쪽)가 27일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올림픽 유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전라북도 제공

 

2036 하계올림픽 유치가 ‘초읽기’에 몰리고 있다.

 

전주시와 서울시가 공동 개최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다음 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화상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구체적인 유치 계획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국내 유치 후보 도시 선정 투표에서 전라북도는 서울시를 49-11로 크게 물리치는 이변을 일으키며 환호했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냈다.

 

올림픽을 치를 경기장과 선수촌, 숙박, 교통 등에 관한 해결책이 여의치 않자 전북은 서울시에 공동 개최라는 차선책을 제안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각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회 명칭을 ‘서울-전주 올림픽’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전주-서울 올림픽’으로 할 것인지부터 각 종목 분산 개최와 비용 분담까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현재 2036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국가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 카타르, 튀르키예, 독일, 헝가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모두 7개이다.

 

IOC는 내년 3월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른바 ‘전략 대화 (Strategic Dialogue)’ 상대를 3개 정도로 압축한 뒤 정밀 심사를 벌여 최종 후보를 다시 1곳 또는 2곳을 선정해 2029년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개최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와 서울시로서는 일단 전략 대화 후보로 꼽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음 달 있을 IOC의 화상 프레젠테이션에서 유치 계획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개최 당위성을 설득해야 한다.

 

전라북도가 국내 후보 도시로 확정된 지 1년 8개월이나 됐지만 유치 준비가 지지부진했던 요인은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로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꼽힌다.

 

전북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본 정부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진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원택 전라북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소속 정당이 서로 다르다.

 

최근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일단 해소된 오세훈 시장은 차기 대권의 유력 주자로 꼽힌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와 전주시가 힘을 합쳐 2029년에 2036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면 이는 오세훈 시장의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된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바로 1년 뒤인 2030년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여당으로서는 2036 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정치적인 셈법과는 별도로 국내 체육계에서는 서울시와 전주시가 빨리 유치 계획에 합의한 뒤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인도는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하고 경기력도 그렇게 좋지 않다. 또 종교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고 국제 스포츠 전문가인 A씨는 “카타르는 분쟁 지역인 중동 국가이고, 헝가리와 튀르키예는 인프라가 뛰어나지 않다.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이제 IOC의 화상 프레젠테이션까지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정치적 행보나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를 따지기에는 IOC가 제시한 시계가 너무 빠르게 가고 있다.

 

대회 명칭이나 경기 배정 등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지 않는다면 내년 3월 1차 관문마저 통과하지 못해 올림픽 유치 꿈은 시작도 하기 전에 허망하게 무산될 것이 자명하다.

 

정부와 서울시, 전주시가 정치적 계산기를 내려놓고 초당적·초지역적 결단을 내려야 할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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