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방향지시등이 도로 위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아우디는 최근 신형 플래그십 SUV Q9에 도로 위로 방향지시 화살표를 비추는 첨단 조명 기술을 미국에서 시연했다. 운전자의 시야를 밝히는 역할을 넘어 주변 차량과 보행자에게 주행 의도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번 시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기능은 도로 위에 방향지시 화살표를 투사하는 어드밴스드 턴 시그널이다. 이는 야간에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헤드램프가 노면에 화살표 형태의 빛을 비춘다. 차량 전후방의 방향지시등과 연동돼 주변 운전자와 보행자가 차량의 진행 방향을 더 쉽게 파악하도록 돕는다.
특히 차량이 도로변에 평행 주차된 상태에서 출발할 때 효과적이다. 뒤에서 접근하는 차량은 차체에 부착된 방향지시등이 보이기 전에도 노면에 나타난 화살표를 통해 앞차의 출발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다.
# LED 2만 5600개로 도로를 비춘다…상향등 눈부심도 줄여
아우디에 따르면 Q9의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에는 최신 마이크로 LED 기술이 적용됐다. 폭 약 13mm의 작은 모듈 안에 무려 2만 5600개의 마이크로 LED가 들어간다. 개별 LED의 크기는 약 4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수많은 LED를 정밀하게 제어해 필요한 부분만 밝히고 불필요한 빛은 차단하는 방식이다. 차량 전방 카메라가 마주 오는 자동차나 앞서 달리는 차량을 감지하면 해당 부분의 상향등만 선택적으로 어둡게 만든다.
운전자는 상향등 수준의 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다른 운전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로 표지판 등 빛이 강하게 반사되는 물체도 감지해 조명 분포를 조절한다.
차선 조명 기능도 갖췄다. 야간에는 차량이 주행하는 차선을 별도로 밝히고, 도로 위에 안내선을 투사해 운전자가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좁은 공사 구간에서는 조명 패턴을 자동으로 조정해 차량 위치를 파악하기 쉽게 만든다.
# 세계 최초 곡면 OLED까지…하차 사고도 빛으로 경고
후면 조명에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Q9은 세계 최초로 3차원 곡면 디지털 OLED 패널을 양산차에 도입했다.
OLED를 지지하는 유리 두께는 0.1mm에 불과하며, 이를 곡면으로 가공해 차체 형태를 따라 배치했다. 전체 리어램프에는 6개 패널에 총 512개의 개별 발광 세그먼트가 사용된다.
특히 바깥쪽 곡면 OLED 패널은 99개 세그먼트로 구성돼 측면에서도 후미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운전자는 앞뒤 조명의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를 최대 8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조명은 위험 상황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차량이 고장 나거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리어램프에 경고 기호를 표시해 뒤따르는 운전자에게 주의를 환기한다.
미국형 Q9에는 하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션 조명도 마련됐다. 프레스티지 패키지 적용 차량은 앞뒤 도어 아래 지면에 흰색 마름모 형태의 빛을 투사한다.
문을 열거나 주변에서 차량·자전거 등이 접근하면 조명 패턴이 달라져 하차 상황을 알린다. 후방 레이더를 이용한 안전 하차 경고 기능과 연동돼 충돌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Q9 프리미엄 플러스 이상과 SQ9에 기본 적용된다. 다만 도로 위 방향지시 화살표를 투사하는 기능은 별도 고급 패키지에 포함된다.
미국의 경우 Q9은 1만 4700달러(약 1960만원)의 프레스티지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며, SQ9은 전동 도어 등이 포함된 4750달러(약 633만원)의 럭셔리 패키지가 필요하다. 해당 금액은 조명 기능만의 가격이 아니라 여러 고급 사양을 묶은 패키지 가격이다.
Q9은 지난 7월 글로벌 공개된 브랜드 최초의 풀사이즈 SUV다. 다만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 국내 판매 모델의 조명 기능 적용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도로에 빛을 투사하는 기능은 국가별 자동차 조명 관련 규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국내 도입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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