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까지 단 4회를 남긴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는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박사과정생 박민재(추영우)와 진로를 잃고 방황하다 새로운 길에 들어선 석사과정생 임유진(김소현)이 로봇 연구실에서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물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연애박사’ 8회는 시청률 2.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1회에서 1.8%로 출발해 내내 2%대 초반대에서 등·하락을 반복하다가 거둔 쾌거다. 또 글로벌 OTT 순위집계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연애박사’는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TV쇼 4위에 올랐다.(28일 집계)
종영을 앞두고 이야기가 고조되면서 뒷심이 붙었단 평가다. 여기에 안판석 감독 전작 ‘아내의 자격’과 ‘밀회’에 출연한 배우 김희애가 자신의 SNS에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대본의 힘인지, 안판석 감독님의 매직인지, 배우들의 탄탄한 내공 덕분인지 새삼 궁금해진다. 모든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더욱 빛나는 작품인 것 같아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고 찬사를 보내면서 드라마 팬 이외의 이목도 쏠렸다.
조화롭다는 감상이 정확하다. ‘연애박사’ 속 인물들은 저마다 조급함을 품고 있지만, 화면은 기다려 주듯 담아낸다. 그곳에 추영우, 김소현의 새로운 얼굴을 비롯해 임진효(김세진 역), 장인섭(이지훈 역) 등 신선한 배우들이 자신의 해석과 표현을 펼쳐놓으면서 생동감이 살아난다.
히로인 임유진(김소현)은 눈앞에 꽂힌 것엔 돌진하고, 박민재(추영우)는 자신이 품은 장애란 핸디캡으로 인해 망설임이 잦다. 우연으로 얽혀 입맞춤까지 빨랐지만 두 사람은 정작 교제를 5회에서야 시작했다. 서로 밀고 당길 수밖에 없던 이유는 민재의 장애 때문이기도, 유진의 다복하지만 경제력은 평범한 가정 환경 때문이기도 했다.
글로 놓고 보면 상투적인 로맨스의 걸림돌들이다. 하지만 ‘연애박사’는 대사와 연출로 아주 담백하게, 때론 지독하게 유치해서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저마다의 자신만의 시선으로 밖에 세상을 보지 못해 상대와 충돌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인물들이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기도 한다.
극중 유진과 민재의 교제를 눈치채지 못한 랩실 동기 세진(임진효)은 유진이 민재를 이용한다며 그 이유를 “권력” 때문이라고 짚거나, 유진의 오빠 유성(김민석)은 다리 절단을 고백한 민재를 향해 “차별인지 편견인지 그런 거야 남일 일 때나 쉽게 하는 말이지”라며 헤어지라 종용하는 식이다.
심지어 진로 문제까지 끼어들어 두 주인공 앞을 가로막는다. 대학교가 아닌 대학원을 배경으로 하니, 같은 고민이어도 더욱 무게감이 느껴진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안판석 감독이 10대부터 20대 초반이 아닌,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을 ‘청춘’으로 새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연애박사’는 두 사람의 연애 이상의 성장을 바라며 응원하게 된다. 단지 예쁜 화면의 드라마 속 공간이 아닌 성장통을 겪는 드라마 밖 청년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누군가에겐 현재진행형이자, 누군가에겐 지나온 시절의 향수를 건드리는 이야기는 더욱 많은 이들의 유입과 몰입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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