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가 출연 중인 채널A 화요드라마 ‘키드냅 게임’은 아시아 7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전대미문의 납치 데스 게임을 다룬 스릴러물이다. 지난 6일 첫 방영된 ‘키드냅 게임’은 일본 후지TV가 주도해 한국과 홍콩의 제작사가 참여한 아시아 공동 제작 프로젝트다.
극중 이준기가 연기하는 한기주 역은 ‘키드냅 게임’에 어린 딸을 납치된 아버지이자, 천재 외과 의사다. 한때 ‘신의 손’으로 불릴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지만, 딸 수술을 집도한 뒤 트라우마가 생기면서 수술방과는 멀어졌던 인물이다.
그러던 한기주는 어느 날 서울과 도쿄, 타이베이, 싱가포르, 방콕, 마닐라, 나하까지 아시아 7개 도시에서 갑자기 시작된 데스 게임에 강제로 참가하게 됐다. 한기주는 한눈을 판 사이 딸을 납치당해 참가자가 됐고, 미션으로 ‘살인’을 부여받았다.
이준기에겐 복잡한 레이어의 연기가 주문됐다. 절박한 부성애와 의사로서의 윤리적 딜레마, 이를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까지 3개 국어로 표현해야 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4회는 이를 소화해내는 적임자로서 이준기의 역량을 재확인시키는 에피소드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면 타인을 죽여라’라는 미션을 부여받게 된 한기주는 거센 내적 갈등을 겪는다. 이준기 표 한기주는 결코 ‘테이큰’이나 ‘김부장’ 같은 강인한 아버지상이 아니다. ‘아버지’이기 이전에 여린 선함을 지닌 개인으로 보인다. 수술 실패를 빙자해 환자를 죽여 딸을 구하려다가도, 트라우마로 떨리는 손을 진정시켜 가며 눈물을 흘리면서 집도에 성공하는 장면은 인물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합작 드라마답게 언어 전환이 필요한 장면도 감정선을 매끄럽게 연결했다. 한기주를 찾아온 일본 형사이자 같은 참가자 니이데 토시로(사카구치 켄타로)에게 “너도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 싶을 뿐이잖아”를 일본어로 돌려주면서, 일본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시작하는데, 일찍이 한일 합작 작품에 다수 출연해 온 이준기의 내공이 빛을 발한다.
한편 이준기의 복귀작이자, 로케이션 스케일이 큰 대형 프로젝트이지만 ‘키드냅 게임’의 초반 안방 성적은 아리송한 편이다. 안방에선 국내 TV 방영 기준 시청률 0%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를 기록, 일본 후지TV 또한 3회까지의 평균 시청률이 4.1%(관동지역 가구 평균)로 나타났다.
오히려 아시아권 OTT에선 흥행 중이다. 아시아 범지역 플랫폼인 Viu(뷰)의 10월 3주차(지난 12일~18일) 주간 차트에서 ‘키드냅 게임’은 필리핀 2위, 인도네시아 3위, 말레이시아 5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3개국에서 톱5 진입에 성공했다. 대만 플랫폼 Hami Video(하미 비디오)에선 1위를 기록했다.
이준기와 사카구치 켄타로란 한국과 일본 인기 배우가 주축이 됐으나, 두 나라보다 타국에서 반응이 오고 있다. 이는 매회 한 도시의 참가자 사연을 조명하는 회차 구조에서 필리핀 마닐라와 태국 방콕을 먼저 배치하면서 한일 시청자에게는 문화권의 차이가 생소하게 느껴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영화나 OTT 시리즈로 제작된 데스 게임물과 다르게, 주 1회를 기다려서 봐야 하는 TV 방영 속도로 인해 초반 유입이 더디다는 분석도 따른다.
다만 ‘키드냅 게임’의 흥미로운 전개는 이제 시작이다. 한기주와 니이데 토시로가 4회 말미 본격적으로 공조를 결심하자마자 위기가 드리운 것이다. 한층 처절한 사투가 두 사람 앞을 기다리고 있단 전언이다.
흥행을 떠나서 의의는 이미 거뒀다. 방영 전 열린 월드 프리미어에서 이준기는 “이번 작품이 앞으로 국제 공동 제작 작품들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성공적인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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