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집에서 구우면 생각보다 질기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트에서 구입한 불고기용 소고기를 양념에 재워 볶았지만 고기가 뻣뻣하고 씹는 데 오래 걸리는 경우다. 특히 지방이 적은 부위는 잘못 조리하면 퍽퍽한 식감이 두드러진다.
소불고기는 간장과 설탕, 다진 마늘만 넣어도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양념이 맛있다고 해서 고기까지 부드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고기 자체가 질기면 양념이 잘 배어 있어도 먹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이럴 때는 양념을 만들기 전에 고기를 먼저 손질하는 방법이 있다. 별도의 연육제 없이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넣는 양과 재우는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소고기 500g에 키위 1/4개, 냉장고에서 10분
질긴 소고기를 부드럽게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는 과일은 키위다. 키위에는 고기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질긴 식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불고기처럼 얇게 썬 소고기에 활용하기 좋다. 과일 성분이 고기 표면에 닿으면서 단백질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먼저 소불고기용 소고기 500g과 생키위 1/4개를 준비한다. 키위는 노란색보다 초록색 과육을 가진 그린키위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고기 단백질을 분해하는 성분이 그린키위에 비교적 풍부하기 때문이다.
키위는 껍질을 벗긴 뒤 4등분한다. 이 가운데 한 조각만 사용한다. 나머지는 다른 요리에 사용하거나 따로 먹으면 된다.
먼저 준비한 키위 1/4개는 작은 그릇에 넣고 포크로 으깬다. 과육이 덩어리로 남지 않도록 으깨면 고기에 골고루 바르기 편하다. 강판에 곱게 갈아 사용해도 된다.
이어서 넓은 그릇에 소고기를 펼쳐 담는다. 고기가 한 덩어리로 뭉쳐 있다면 손으로 가볍게 풀어준다. 불고기용 고기는 여러 장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 그대로 양념하면 안쪽까지 과일이 닿지 않을 수 있다.
으깬 키위를 소고기 위에 넣고 손이나 숟가락으로 골고루 버무린다. 이때 고기를 세게 주무르거나 여러 번 비틀 이유는 없다. 얇은 소고기는 쉽게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키위가 고기 전체에 골고루 묻었다면 그릇을 덮어 냉장고에 넣는다. 처음 시도한다면 10분 정도 재운 뒤 고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얇게 썬 불고기용 고기는 10~15분 정도를 짧게 재우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이 시간은 고기의 두께와 키위의 숙성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기가 매우 얇거나 이미 부드러운 부위라면 키위를 적게 사용하거나 생략하는 편이 낫다.
키위 속 단백질 분해 성분, 오래 재우면 고기 물러져
키위가 소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이유는 과육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 때문이다. 이 성분은 고기의 근육 단백질을 잘게 분해해 씹을 때 느껴지는 질긴 식감을 줄여준다.
특히 키위는 과일 가운데서도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성질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배나 사과처럼 양념에 넉넉하게 갈아 넣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키위를 너무 많이 넣으면 고기 표면이 흐물흐물해질 수 있다. 또한 오랫동안 재워두면 고기를 씹을 때 특유의 결이 느껴지지 않고 지나치게 물컹해질 수 있다.
고기가 연해지는 것과 물러지는 것은 다르다. 적당히 부드러운 소고기는 씹었을 때 고기 결이 느껴지면서도 쉽게 잘린다. 반면 단백질이 지나치게 분해되면 표면이 끈적거리거나 쉽게 부서지는 식감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키위를 넣은 고기를 밤새 냉장고에 재워두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불고기 양념을 미리 만들어 오랫동안 숙성할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키위를 함께 넣지 않는 것이 낫다.
또한 키위는 고기 표면에 닿는 부분부터 변화를 일으킨다. 두껍게 썬 소고기 덩어리에 키위를 바른다고 해서 안쪽까지 빠르게 부드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불고기용 소고기처럼 얇은 고기는 과육이 닿는 면적이 넓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
키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고기도 있다. 꽃등심이나 안심처럼 원래 부드러운 부위는 굳이 과일로 손질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키위에 오래 재우면 고기 특유의 씹는 맛을 해칠 수 있다.
간장 양념은 키위로 손질한 뒤 넣고 볶기
키위에 재운 소고기를 불고기로 만들 때는 과육을 먼저 걷어낸다. 10~15분 정도 재웠다면 고기 표면에 남아 있는 키위 덩어리를 숟가락으로 가볍게 긁어낸다. 이어 키친타월로 과육과 물기를 살짝 닦아준다.
키위가 묻은 고기를 물에 씻을 이유는 없다. 생고기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주변으로 물이 튀어 조리대나 다른 식재료가 오염될 수 있다.
이제 불고기 양념을 만든다. 소고기 500g을 기준으로 진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을 준비한다.
양념을 넣기 전에 양파 반 개를 얇게 썰고 대파 반 대도 어슷하게 썬다. 양파는 너무 두껍게 썰지 않는 편이 좋다. 고기보다 익는 데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그릇에 진간장과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추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설탕이 어느 정도 녹으면 손질한 소고기를 넣어 버무린다.
이어 썰어둔 양파와 대파를 넣는다. 고기와 채소에 양념이 골고루 묻도록 가볍게 섞은 뒤 냉장고에서 10분 정도 둔다.
이때 이미 키위로 손질한 고기라는 점을 고려해 오래 재우지 않는 편이 좋다. 양념을 넣은 뒤에도 고기 표면에 남아 있는 키위 성분이 단백질을 계속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프라이팬을 중강불로 예열한다. 팬이 달궈지면 양념한 소고기를 넣고 젓가락이나 집게로 풀어가며 볶는다.
처음부터 고기를 한 덩어리로 넣으면 서로 붙어 있는 부분이 고르게 익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팬에 올리자마자 얇게 펼쳐주는 것이 좋다.
또한 소고기 500g을 작은 프라이팬에 한꺼번에 넣으면 고기에서 나온 수분이 팬에 고일 수 있다. 팬이 작다면 두 번으로 나눠 볶는 편이 좋다.
고기를 볶는 동안에는 바닥에 붙지 않도록 뒤집어준다. 얇게 썬 불고기용 소고기는 비교적 빠르게 익기 때문에 센 불에서 무작정 오래 볶지 않는다.
양파가 부드러워지고 소고기의 붉은 부분이 사라지면 가장 두꺼운 부분까지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한다. 익은 고기는 불을 끄고 접시에 옮긴다.
이때 불고기에서 국물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고기를 계속 졸일 이유는 없다. 이미 익은 고기를 오래 가열하면 수분이 더 빠져 질겨질 수 있다. 국물을 걸쭉하게 만들고 싶다면 고기를 먼저 건져낸 뒤 남은 양념만 조금 더 졸이는 방법도 있다.
완성된 불고기에는 통깨를 조금 뿌려 마무리한다. 고기를 부드럽게 손질한 만큼 가위로 지나치게 잘게 자르지 않아도 된다.
키위로 손질한 소고기는 불고기뿐 아니라 얇게 썬 볶음용 소고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두꺼운 갈비나 덩어리 고기는 같은 양과 시간으로 손질해도 안쪽까지 충분히 연해지지 않을 수 있다.
생고기에 닿았던 키위 과육과 양념은 그대로 버린다. 사용한 그릇과 집게도 세제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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