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역대급' 배당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각은 엇갈린다. 최근처럼 호재를 찾기 어려운 코스피에 '가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기업의 미래 성장력을 갉아먹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도 29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에 맞춰 30조원 규모의 추가 현금 배당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완료한 20조원 규모의 배당을 합치면 올해 주주 배당 규모는 약 1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종전 최대 기록인 2020년 20조3000억원보다 5배 이상이다.
양사가 파격적인 주주 환원책을 꺼낸 이유는 소액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AI 버블론'에 주가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6일 36만9500원을 장중 고점으로 지난 19일 20만2000원까지 추락해 약 4개월 만에 46%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최근 손자회사 솔리다임 중복 상장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 논란까지 겹쳐 6월 23일 300만2000원을 고점으로 지난 23일 117만1000원까지 61% 하락했다.
반면 과도한 배당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0대 SK하이닉스 주주는 "반도체는 경기 변동이 심한 사이클리컬 업종으로 다운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견제에서 핵심 경쟁력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한데 굳이 키옥시아 차익까지 특별배당을 실시하는 게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좋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국내외 인프라 조성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주주가치 양립은 쉽지 않은 과제다. 이런 가운데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원칙이 주목된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배당을 주지 않는 것(1967년 한 차례 제외)으로 유명하다. 워런 버핏은 2012년 주주서한을 통해 "회사에 유보금을 내가 재투자했을 때 주주가 그 돈을 받아 스스로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높고 더 가치 있는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을 지키는 동시에 현금 활용 범위에서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배분 방식을 두고 기업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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