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한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박성현(33)이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
박성현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내 시드전을 준비 중이다. 결과가 어찌 되든 잘하고 오겠다"고 적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드전은 정규 투어 직행 티켓을 쥘 최종 60인을 가리는 결전지다. 2027시즌 정규 투어 시드는 29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열리는 S-OIL 챔피언십 종료 기준 상금 60위까지 선수들에게만 주어진다. 우승으로 얻은 시드권(일반 대회 2년·메이저 대회 3년) 등 시드 유지 자격이 없거나 상금 60위 밖으로 밀려난 선수들은 전남 무안CC에서 진행되는 ‘지옥의 시드전’을 통과해야 다음 시즌 1부에서 안정적으로 뛸 수 있다.
박성현은 과거 KL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차례로 평정한 선수다. 2016시즌 KLPGA에서 7승을 올리는 등 투어 통산 10승을 거뒀고, 2017시즌 LPGA에 진출해 데뷔 해에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동시 석권했다. 이는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의 일이었다. 당연히 세계랭킹 1위에도 등극했다.
그러나 2019년 말 어깨 부상을 당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을 거치며 급격히 내리막길을 탔다. 극심한 부진 끝에 LPGA 투어 출전권을 잃은 박성현은 올해 2부 엡손 투어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아 LPGA 투어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나이도 30대 중반이어서 은퇴 기로에 서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미 국내외 1부 투어에서 뛸 경쟁력은 잃었다는 냉정한 평가도 했다. 박성현이 전성기일 때 국내외 투어에서 모두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던 장하나 역시 투어 시드를 잃었다.
지난해 만난 박성현은 “시드가 올해까지인데 할 수 있는 만큼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박성현은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룰 걸 다 이룬 선수가 무명 선수들이 주로 경쟁하는 지옥의 시드전에 나서기란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롱런한 선수들조차 은퇴를 고민하는 나이인 30대 중반이라면 더 그렇다.
박성현은 올해 초청 선수로 출전한 5차례 KLPGA 대회에서 3차례 컷을 통과했으며 최고 성적은 더 시에나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3위다. 시드순위전 예선은 11월 3~6일 열린다. 박성현이 내년 KLPGA 투어에서 뛰려면 3개 조로 나뉘어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르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적어도 3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박성현은 1년 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성적이 좋지 못한 지 오래됐고 힘든 기간이 길었지만, 저는 하루하루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정상을 찍었던 선수의 멘털은 그의 팬클럽 이름처럼 남달랐다.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출발하려는 박성현의 용단을 두고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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