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도 소금, 기둥도 소금, 심지어 잠을 자는 침대까지 소금으로 만든 호텔이 있다.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대지 아래에서는 소금물이 솟아오르고, 해가 저물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세계 최대의 소금 사막으로 알려진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26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우유니를 품은 나라, 볼리비아’ 1부 ‘우유니 소금 사막과 사람들’에서는 남미 여행 전문가이자 남미 예술 공연가 박우물이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과 안데스 고원을 찾아간다. 소금으로 지은 호텔과 소금 채취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 라마와 함께 살아가는 고원 사람들부터 붉은 호수에 모여든 홍학까지 볼리비아의 독특한 자연과 일상이 소개된다.
EBS1 ‘세계테마기행-우유니를 품은 나라, 볼리비아’ 1부 ‘우유니 소금 사막과 사람들’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벽부터 침대까지 모두 소금…우유니 사막의 특별한 호텔
여정은 해발 3600m가 넘는 고원 도시 우유니(Uyuni)에서 시작된다. 현재는 세계적인 소금 사막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과거 이곳은 광물을 운송하던 철도의 주요 거점이었다.
박우물이 먼저 찾아간 곳은 기차 무덤(Cementerio de Trenes)이다. 광활한 황무지 위에 녹슨 기관차와 객차들이 남아 있는 장소다. 과거 포토시와 오루로 일대에서 생산된 광물을 칠레 태평양 연안으로 실어 나르던 철도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기관차들은 운행을 멈췄지만 우유니를 지나는 철도망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이어 세계 최대의 소금 사막 우유니(Salar de Uyuni)로 향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진 하얀 소금 지대는 일반적인 사막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소금 사막 곳곳에는 지하에 숨겨진 염수가 지표면으로 솟아나는 오호스 델 살라르(Ojos del Salar)가 있다. 단단해 보이는 소금층 아래에 소금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 박우물은 특별한 호텔을 방문한다. 놀랍게도 건물의 벽과 기둥은 물론 침대까지 소금으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인 건축자재 대신 사막에서 얻은 소금을 활용한 것이다.
호텔에서는 소금과 물을 반죽해 기둥을 보수하는 기술자의 작업도 살펴본다. 관광객에게는 이색적인 숙박시설이지만 현지 주민에게는 소금이 건축 재료이자 중요한 생활 자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금을 직접 채취하는 마을…퀴노아에 갓 만든 소금을 뿌린다면?
우유니 소금 사막은 관광 명소인 동시에 주민들의 생계가 이어지는 일터다. 박우물은 소금 사막 인근 콜차니(Colchani) 마을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마을에서는 사막에서 소금을 채취한 뒤 건조하고 분쇄해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광활한 소금 사막의 풍경 뒤에 사람들의 노동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박우물은 주민들이 소금을 가공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곳의 생활 방식을 알아본다. 관광객이 감상하는 새하얀 소금 결정이 주민들에게는 생계를 책임지는 자원이라는 점도 확인한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주민들이 내어준 퀴노아를 맛본다. 남미 안데스 지역에서 오랫동안 재배해 온 곡물인 퀴노아에 갓 만든 소금을 뿌려 먹는 특별한 식사다.
화려한 조리법이나 다양한 양념 없이 현지에서 얻은 식재료로 완성한 음식이다. 소금 사막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소박한 식문화를 만날 수 있다.
여신의 눈물과 젖이 소금 사막이 됐다?…라마와 살아가는 고원 사람들
우유니 소금 사막에는 자연경관만큼이나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진다. 박우물은 소금 사막을 둘러싼 이야기를 찾아 투누파(Tunupa) 화산 자락의 타우아(Tahua)로 향한다.
이 지역에 살아온 아이마라족에게는 여신 투누파에 관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여신이 흘린 눈물과 젖이 흘러내려 거대한 소금 사막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현지 주민들은 이 전설을 통해 자신들이 살아가는 땅의 기원을 설명해 왔다. 박우물은 고원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유니에 깃든 전통문화를 살펴본다.
고원의 또 다른 주인공은 라마다. 드넓은 초원에서는 귀에 색색의 장식을 단 라마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주인이 휘파람을 불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사방에 흩어져 있던 라마들이 소리를 듣고 한꺼번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은 라마를 가족처럼 돌보며 살아간다. 박우물도 주민들과 함께 라마를 돌보며 안데스 고원의 일상을 경험한다.
해가 저물면 우유니는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소금 사막에 물이 고이면 하늘이 지표면에 그대로 반사되면서 거대한 거울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밤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별빛이 사막을 수놓는다. 우유니가 세계적인 여행지로 사랑받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라마 머리 수프부터 붉은 호수의 홍학까지…안데스 고원의 색다른 풍경
박우물은 우유니 중앙시장에서 볼리비아 고원 지역의 독특한 먹거리도 만난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식재료는 라마 고기다. 라마 고기를 말려 만든 육포 차르케(Charque)를 비롯해 라마 머리로 끓인 수프, 숯불에 구운 라마 갈비까지 다양한 요리가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들이지만 라마를 사육하는 안데스 지역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먹거리다. 박우물은 현지 음식을 직접 맛보며 고원 지역의 식문화를 살펴본다.
이후에는 안데스 고원의 야생동물을 찾아 나선다. 새벽녘 마주친 동물은 야생 비쿠냐(Vicuña) 가족이다. 라마와 같은 낙타과에 속하는 비쿠냐는 남미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다.
이어 도착한 곳은 붉은빛 호수로 유명한 라구나 콜로라다(Laguna Colorada)다. 드넓은 고원 한가운데 펼쳐진 붉은 호수 위로 수많은 홍학이 걸어 다니는 독특한 풍경이 나타난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때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다가 다시 발견된 제임스홍학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붉은 호수와 홍학의 날갯짓이 어우러져 우유니 소금 사막과는 또 다른 자연의 장관을 만들어 낸다.
오래된 기관차가 남아 있는 기차 무덤부터 소금으로 만든 호텔, 여신의 전설을 간직한 마을과 라마를 돌보는 주민들, 붉은 호수를 찾은 홍학까지.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원에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EBS1 ‘세계테마기행-우유니를 품은 나라, 볼리비아’ 1부 ‘우유니 소금 사막과 사람들’은 26일 월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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