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젊은 인재 발탁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의 상용화와 투자가 추진되는 가운데 기술 전문성과 사업 실행력을 갖춘 인재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재훈 부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미래 사업을 이끌 인재의 발탁과 핵심 보직 배치, 기존 임원들의 역할 조정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사업별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SDV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차량과 생산 공정에 적용해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테슬라와 BYD 등 글로벌 경쟁사와의 각축에 통상 환경 변화까지 겹치면서 연구개발 역량과 사업 운영 능력을 두루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경영 환경은 인재 기용과 보직 배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 핵심 직책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래 사업의 비중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대규모 세대교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사업 연속성을 고려해 일부 핵심 조직의 수장을 교체하거나 기존 임원의 담당 업무를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세대교체의 폭은 신규 임원의 연령대와 발탁 분야 등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승진자를 전년보다 20명 줄인 219명으로 결정했다. 전체 승진 규모를 축소하면서도 신규 상무 가운데 40대 비중은 49%를 기록했다. 2020년 약 24%와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신규 상무의 평균 연령도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승진 규모를 줄이면서도 젊은 인재를 중용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인사 결과는 이러한 기조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지표다. 신규 임원의 연령 분포와 담당 분야, 미래 사업 관련 부문의 주요 인선을 살펴보면 세대교체의 범위와 방향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핵심 경영진의 역할 조정도 변수다. 장재훈 부회장은 완성차 사업뿐 아니라 그룹 기획조정과 자율주행·SDV·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연말에 부회장을 추가 선임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 선임이 이뤄진다면 기존 임원진과의 업무 분담과 신임 책임자의 권한 범위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3월에는 장 부회장 직속으로 운영하던 로보틱스·수소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가 서강현 사장 산하 프로젝트관리기구(PMO)로 개편됐다. 해당 조직의 소속과 운영 체계가 바뀐 것이다. 개편 이후 미래 사업의 총괄 기능과 개별 프로젝트 관리 업무가 어떻게 나뉘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인사에서 관련 부문의 책임자와 보고 체계까지 바뀐다면 그룹 내 사업 조정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회장 추가 선임 여부는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계열사 간 사업 조정과 미래 사업 추진은 기존 경영진이 맡는 방안과 별도 총괄 책임자를 둬 관련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모두 가능하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부회장단 확대나 현 체제 유지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인사 시기 역시 변수다. 현대차그룹은 통상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다음 해 경영 전략에 맞춰 임원진과 조직을 정비해왔다. 지난해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발표 시점을 앞당겼다. 올해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쟁 심화만으로 이번에도 조기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인사에서는 단순한 승진 규모보다 미래 사업을 이끌 인재의 발탁 여부와 핵심 경영진의 역할 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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