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논란 재점화…"흉악범 엄벌" vs "교화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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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논란 재점화…"흉악범 엄벌" vs "교화 차단"

연합뉴스 2026-10-25 16:42: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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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흉악범 영구 격리해 피해자·유족 인권 보호"

전문가 "범죄예방 효과 없어…무기징역 가석방 조건 논의 선행돼야"

1심 선고 앞둔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1심 선고 앞둔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최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에게 법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을 계기로 정부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흉악범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 피해자와 유족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범죄 예방의 효과가 없고 수형자의 교화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초안전사회 범정부 대응 회의'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법무부는 현행 형법상 사형은 가석방이 금지되나 실제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사문화된 반면, 무기징역은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할 수 있어 두 법정형 사이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 72조에 따르면 무기징역을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을 복역하면 일정한 요건 아래 가석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람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실제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무기징역 수형자 151명이 가석방을 허가받았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1년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의 2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가석방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3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도 가석방을 제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법무부는 2023년 '절대적 종신형'(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국회에 제출했으나 거센 반대 여론 속에 폐기됐다.

같은 해 대법원은 "선진국에서는 위헌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폐지하는 추세"라며 도입할 경우 범죄 종류와 선고 요건, 양형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양교도소 모습 안양교도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최근 흉기 난동 등 잇따른 흉악범죄로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장윤기 사건 1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형사13부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의 철저한 집행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며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형제 폐지나 무기징역 가석방 조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곧장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객원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는 "사형제가 실질적으로 집행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사형 집행과 유사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도입될 경우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형벌을 높인다고 범죄 예방 효과(위화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수형자의 교화 기회가 원천 차단된다는 우려도 있다.

일선 교도관은 "가석방이라는 희망이 없으면 수형자는 바른 수형 생활을 할 동기를 완전히 잃게 된다"며 "교화·교정 효과가 아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징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무기징역의 가석방 기준을 먼저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기징역은 최대 징역 50년까지 형을 가중할 수 있는데 가석방 기간이 10년을 초과할 수 없다"며 "예컨대 40년형을 선고받으면 30년을 살 때까지는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징역과 무기징역 사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며 "무기수의 최소복역 기간을 현행 20년에서 40년 이상으로 늘리는 등 법질서의 모순을 먼저 해결한 뒤 숙의를 거쳐 제도(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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