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리 강화 3년... '잠자는 금융자산' 14조원, 과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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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리 강화 3년... '잠자는 금융자산' 14조원, 과제는 여전

뉴스락 2026-10-25 16:42: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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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수년째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금융자산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5000억 원이 넘는 휴면금융자산이 소비자에게 돌아갔음에도 연말 잔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2023년부터 금융회사의 사전 안내와 관리체계를 강화했지만, 장기미거래 계좌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기존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간 방치된 금융자산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금전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기가 지난 예·적금은 적용금리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고,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이자가 지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자산을 제때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의 관리가 미흡할 경우 금융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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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원 쌓인 장기미거래 자산... 5488억 원 환급에도 휴면잔액 증가

'2025년 장기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 AI 이미지 생성.
'2025년 장기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 AI 이미지 생성.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장기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은 14조 1857억 원, 관련 계좌는 1억 9503만 개로 집계됐다.

계좌 수는 2021년 말 1억 5485만 개에서 4년 만에 약 4019만 개(25.9%) 증가했다.

장기미거래 예·적금 계좌는 같은 기간 1억 1048만 개에서 1억 2483만 개로 늘었고, 관련 잔액 역시 6조 5849억 원에서 7조 4342억 원으로 8493억 원 증가했다.

휴면금융자산도 상당한 규모를 기록했다.

2025년 말 기준 휴면예·적금 3825억 원, 휴면보험금 6583억 원, 휴면성 증권 2600억 원 등 휴면금융자산 전체 잔액은 1조 68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이 일정 기간 거래가 발생하지 않은 예·적금 등을 뜻한다면, 휴면금융자산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적금과 보험금, 별도 기준에 따른 휴면성 증권 등을 포함한다.

금융권이 지난해 환급한 휴면금융자산은 5488억 원으로, 관련 계좌는 약 830만 개에 달했다. 그러나 연말 잔액은 2024년 말 1조 6174억 원보다 659억 원(4.1%) 증가했다.

기존 자산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미환급 잔액은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2023년부터 관리 강화했지만... 은행권 환급률 8.1%·저축은행 4.3%

금융위원회 CI. [뉴스락]
금융위원회 CI. [뉴스락]

금융당국이 숨은 금융자산 문제를 지적하고 관리체계 개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1월 숨은 금융자산 발생을 예방하고 환급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만기 전후 고객 안내가 충분하지 않고, 숨은 금융자산을 통합 관리할 담당조직의 책임과 역할도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확인했다.

이에 금융회사가 계약기간 중과 만기 전후에 적용금리 변화 및 자산 조회·환급 방법을 안내하도록 하고, 만기 1년 경과 후부터는 연 1회 이상 관련 내용을 알리도록 했다.

또 숨은 금융자산의 발생 예방과 감축을 총괄하는 담당조직을 지정하고, 2023년 상반기까지 관리기준과 전산시스템 등을 정비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금융회사별 환급 성과에는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금감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금융회사 70곳의 휴면금융자산 환급률은 계좌 수 기준 평균 28.9%에 그쳤다.

업권별로는 카드사가 78.7%로 가장 높았고 손해보험사 44.1%, 생명보험사 39.4%, 증권사 20.9% 순이었다. 반면 은행은 8.1%, 저축은행은 4.3%에 머물렀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편차가 컸다. 광주은행의 환급률은 26.2%였던 반면 카카오뱅크는 15.4%, KB국민은행은 15.1%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은행의 경우 장기간 적체된 휴면계좌가 많아 고객과 연락하기 어렵고, 계좌당 금액도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환급에 소극적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업권별 자산 특성과 고객 구성에 따라 환급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같은 업권에서도 회사별 격차가 나타나는 만큼 고객 안내 방식과 환급 절차, 자체 관리체계의 차이가 실제 환급 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캠페인 1조 6329억 원 환급... 내년부터 금융사별 실적 공개

'금융권의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 실적' AI 이미지 생성.
'금융권의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 실적' AI 이미지 생성.

금융권의 환급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실시한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총 1조 6329억 원이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자산 유형별로는 카드포인트 6309억 원, 증권 4037억 원, 예·적금 3388억 원, 보험금 2579억 원, 신탁 17억 원이었다.

전체 환급액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환급은 66.0%를 차지했다.

금융회사별 환급 성과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2025년 캠페인 당시 은행업권의 환급률은 금액 기준 5.3%였지만 IBK기업은행은 16.4%, NH농협은행은 11.2%, Sh수협은행은 8.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숨은 금융자산 잔액 대비 캠페인 기간 환급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앞선 2022~2024년 계좌 수 기준 휴면자산 환급률과는 구분된다.

이처럼 금융권이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돌려주고 있음에도 장기미거래 계좌와 휴면자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후 환급뿐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당국도 기존 관리체계의 보완에 나섰다.

금융위는 지난 9월 금융업계와 협의를 거쳐 금융회사별 휴면자산 환급실적 공개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업권의 휴면자산 환급액과 잔액, 장기미거래자산 잔액이 공개될 예정이다.

각 금융업권 협회와 중앙회는 금융회사별 전년도 연간 환급액과 연말 잔액을 매년 3월 말까지 홈페이지에 게시하게 된다. 다만 상호금융은 개별 조합이 아닌 전체 조합 합계 단위로 공개한다.

금융회사들은 휴면자산 발생 예방과 감축을 위한 자체 관리목표도 설정해야 한다.

환급률과 환급액, 잔액 증감률, 캠페인 횟수, 안내·환급절차 개선 여부 등을 관리지표로 활용하고, 관련 업무 수행 결과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등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소비자에게 숨은 금융자산 조회 방법을 안내하고 환급을 독려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금융회사별 관리 성과를 공개해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관리목표를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감축 성과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공개되는 환급액과 잔액만으로 금융회사별 관리 수준을 충분히 비교할 수 있는지도 향후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2023년 도입된 고객 안내와 담당조직 운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소비자가 환급받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뒷받침돼야 새 제도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민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부교수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경기 상황이 악화돼 소비자들은 보유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 장기간 미사용 금융자산이 쌓이게 된다"며 "금융회사가 유효자산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소비자가 자산을 쉽게 확인하고 돌려받을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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