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00만대 시대 “수리할 곳이 없다”⋯정비 인프라·정보 접근성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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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0만대 시대 “수리할 곳이 없다”⋯정비 인프라·정보 접근성 개선 시급

M투데이 2026-10-25 14:57:46 신고

'2026 오토살롱테크 컨퍼런스’ 개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박병호 서울메쎄 대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박병호 서울메쎄 대표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섰지만 고전압 배터리와 전력전자 부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을 제대로 점검·수리할 수 있는 정비망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증기간이 끝나는 전기차가 늘어나는 만큼 공식 서비스센터 중심의 정비 구조를 지역 정비업체와 공동 거점까지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오토살롱테크 조직위원회는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전기차 고장나도 수리할 곳 없다’를 주제로 ‘2026 오토살롱테크 컨퍼런스’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전기차 정비 문제를 단순한 기술 부족이 아니라 정비정보 접근, 전문인력, 고가 장비, 안전시설, 제도 미비가 맞물린 구조적인 문제로 봤다.

유영준 카테크 대표는 전기차가 고전압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충전장치 등의 점검을 필요로 하지만 소비자가 가까운 정비업체에서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기차 정비 수요가 완성차 업체의 공식 서비스센터나 지정 정비소에 집중되고 있어, 보증기간 종료 차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정비 접근성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배터리 상태와 차량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차량 구매 단계에서도 사후관리와 정비 접근성을 주요 판단 요소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발제를 하고 있는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
발제를 하고 있는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

하성용 중부대학교 교수는 미래차 정비가 기존의 기계 부품 교환 중심에서 전자진단과 소프트웨어 검증, 고전압 안전관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ADAS가 확대되면서 정비업체가 다뤄야 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배터리와 전력전자 부품 진단에 더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센서 교정, 수리 후 기능 검증까지 요구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별 정비업체가 고가의 진단장비와 전문인력, 안전시설을 모두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 교수는 지역별 공동 정비·진단 거점을 활용하고 예상 작업량에 맞춰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부 역할도 요구됐다. 정비정보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작업 위험도에 따른 교육과 시설 기준, 수리 후 검증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병학 차량기술사회 회장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SDV, ADAS 확산으로 정비업무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전압 작업 안전과 진단 역량을 우선 확보한 뒤 차종별 정비정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ADAS 센서 교정 기술까지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내부 수리나 ADAS 교정처럼 전문성이 높은 작업은 모든 정비업체가 직접 처리하기보다 지역별 전문 거점과 협력망을 활용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서울 지역에서는 공동작업장 모델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발표를 하고 있는 김종남 카포스 서울조합 이사장
발표를 하고 있는 김종남 카포스 서울조합 이사장

김종남 카포스 서울조합 이사장은 개별 정비업체가 고전압 배터리 작업 공간과 안전시설, 고가 장비, 전문인력을 모두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서울시 권역별 전기차 공동작업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비조합이나 협동조합이 적법한 정비업 등록을 갖춘 뒤 고전압 안전교육을 받은 인력과 장비·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 이사장은 국토교통부에는 전문정비업의 작업 범위와 공동작업장 인정 기준을 명확히 해줄 것을, 서울시에는 시범사업과 부지·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자동차 제작사에는 정비기술 정보 제공과 고전압 전문교육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판매 확대보다 정비 생태계가 이를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느냐에 있다. 전문인력과 장비, 정보 접근성, 안전 기준을 함께 갖추지 못하면 보증기간이 끝나는 전기차가 늘수록 소비자의 정비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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