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실낙원’은 개봉일인 지난 21일 2만 62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한국영화 및 동시기 개봉작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실낙원’의 성과는 극장 흥행에 앞서 확보한 해외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순제작비 5억원 규모로 제작된 이 영화는 개봉 전 118개국 선판매를 성사시키며 제작비를 웃도는 수익을 조기 확보했다. 이로써 연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얼굴’(순제작비 2억원, 누적관객수 108만명)에 이어 저예산 영화의 사업적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두 작품의 성과가 시사하는 바는 단순히 적은 제작비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작 중심의 시장에서도 기획력과 작품성을 갖춘 영화라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제작비 중심 투자 관행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제작비를 늘려 볼거리와 화제성을 확보하는 방식 외에도 작품의 특성에 맞는 전략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산업 전반에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제작비가 적다고 투자 위험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도 충분한 상영 기회와 관객 접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연 감독의 인지도와 전작의 흥행 성과가 후속 작품의 투자·배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즉, 저예산 영화의 성공 사례가 산업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작품 발굴뿐 아니라 배급과 상영 기회를 넓히는 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
연 감독 역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독립영화계는 오랫동안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 왔다. 이제는 해외처럼 일종의 레이블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내가 ‘얼굴’로 독립예술영화 지원이나 인증을 받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저 대형 배급사들이 이런 규모의 작품에 함께함으로써 넓은 방식으로 배급되는 기회들을 늘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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