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하라"…'무료 아쿠아리움'서 청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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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하라"…'무료 아쿠아리움'서 청원까지

연합뉴스 2026-10-25 06:00:05 신고

3줄요약

구경거리서 건강 우려로…수로 갇힌 상어 향해 한달 넘게 쏟아진 애정

바다 나갔다 스스로 귀환하자 '거취 논쟁'…피켓 시위·정부 청원도 등장

온라인에 게재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 시위 이미지 온라인에 게재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 시위 이미지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부캉이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 "강제퇴거 웬말인가."(부캉가족 일동)

최근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머무는 상어 '부캉이'의 거취를 두고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 사진이 퍼지며 눈길을 끌었다.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당국의 방류 유도 작업을 '강제 퇴거'에 빗대며, 상어에게도 머물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진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무작정 쫓아내기보다는 수로에 머무는 원인을 먼저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피켓 문구에 공감을 표했다. 반면 "곧 겨울인데 수온이 내려가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야생동물인 만큼 전문가들의 과학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 게재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 시위 이미지 온라인에 게재된 '부캉이 자기결정권 보장' 시위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상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이색적인 주장 탓에 일각에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든 합성 사진 아니냐"며 시위의 실재 여부조차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무료 아쿠아리움 생겼네"…160만 구경 인파 몰리고 이색 콘텐츠까지

부캉이는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발견된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다.

SNS 달군 '부캉이' SNS 달군 '부캉이'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머무는 상어 '부캉이'의 모습과 이를 촬영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SNS에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당초 부산시는 상어 출몰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해 긴급 안전 안내 문자까지 발송했지만, 공포심은커녕 뜻밖에도 부캉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꼬리를 물었다.

SNS에는 "친수공원이 무료 아쿠아리움이 됐다"는 후기가 쏟아졌고, 북항 일대에 상어 모양 야구장을 짓자는 유쾌한 상상까지 등장했다.

공원 관리 주체인 부산시설공단이 붙여준 '부캉이'라는 애칭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SNS에는 부캉이의 유영 모습을 담은 영상은 물론 '부캉이 명당자리'와 실시간 목격담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온라인에서 지펴진 화제성은 폭발적인 현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추석 연휴 나흘간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48만3천 명에 달했다. 특히 추석 당일인 25일에만 13만6천 명이 몰렸는데, 이는 같은 날 여수세계섬박람회 관람객(약 6만7천 명)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한글날 연휴 사흘간 20만5천 명이 더 다녀갔으며, 지난 18일 기준 누적 방문객은 160만 명을 돌파했다.

게임부터 동선 추적까지…부캉이 관련 콘텐츠 등장 게임부터 동선 추적까지…부캉이 관련 콘텐츠 등장

부캉이를 소재로 제작된 모바일 게임들(왼쪽)과 시민들의 목격 기록을 바탕으로 부캉이의 추정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부캉이의 하루'. [앱스토어·'부캉이의 하루'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부캉이 열풍은 다양한 2차 콘텐츠 제작으로도 확산했다.

부캉이가 장애물을 피해 바다로 향하는 웹게임 '부캉이의 집으로 가는 길'을 비롯해 먹이 주기 시뮬레이션 게임이 출시됐고, 시민들의 목격 제보를 모아 이동 경로를 실시간 시각화한 웹사이트 '부캉이의 하루'까지 등장했다.

지자체와 기업의 발 빠른 움직임도 눈길을 끌었다.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이 지난달 20일 공식 SNS에 "우리 상어도 이쁜데"라는 질투 섞인 영상을 올리자 조회수가 153만 회를 넘겼고, 식음료·주류 업계도 발 빠르게 부캉이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SNS 투표에서 시민 8천200여 명 중 91%가 찬성표를 던지자 부캉이를 공식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부캉이 먹은 거 아니라고요" "부캉이 먹은 거 아니라고요"

한 누리꾼이 추석 연휴 상어고기를 먹은 사진을 올렸다가 '부캉이를 먹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받았다며 공개한 게시물.
[인스타그램 'daegutoon'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부캉이를 향한 높은 관심이 엉뚱한 오해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달 26일 인스타그램 이용자 'dae***'는 추석 연휴 돔배기(염장 숙성한 상어고기)를 먹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부캉이를 잡아먹은 것이냐"는 황당한 항의 메시지를 무더기로 받았다. 이 이용자는 "부모님 고향이 영천이라 늘 제삿상에 돔배기가 올라간다"고 해명했다.

◇ "부캉이 지켜라" 건강 우려에서 '거취 논쟁'…수로 복귀 후 정부 청원까지

그러나 부캉이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좁은 인공수로를 떠나지 않자, 대중의 시선은 건강과 생존에 대한 걱정으로 옮겨갔다.

부캉이의 주둥이와 지느러미 부근에 긁힌 상처가 발견되자 건강을 염려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방문객이 야간에 손전등으로 강한 불빛을 비추거나 생닭과 생선 등을 먹이로 던지는 행동도 논란이 됐다.

이에 부캉이를 넓은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구조론'과 이미 수로 환경에 적응한 만큼 무리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존중론'이 팽팽히 맞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당국의 3차 유도 작업 끝에 부캉이가 수로 바깥 외해로 빠져나가면서 한 달여의 도심 체류기는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부캉이는 당일 밤 재진입 차단 시설을 뚫고 수로 안으로 스스로 되돌아왔고, 이튿날 아침 내부에서 다시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부캉이 강제퇴거 중단하라"…정부 청원 등장 "부캉이 강제퇴거 중단하라"…정부 청원 등장

정부 온라인 청원 창구인 청원24에 부캉이의 강제 퇴거와 외해 유도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부캉이의 자발적 잔류 의사를 존중하고 수로 내 안전한 공존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원24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부캉이의 의외의 행보는 피켓 시위와 정부 청원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21일 정부 온라인 청원 창구인 '청원24'에는 부캉이의 강제 퇴거와 외해 유도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 환경을 선택해 머물고 있는 만큼, 무리한 방류 작전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청원에는 23일 오후 4시 기준 297개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다만 부캉이가 수로로 돌아오는 행동을 '자발적 잔류 의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실제 건강 상태와 생존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부캉이가 수로에 머물고 싶어 하는지와 관계없이 현재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바다로 내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수로 안의 굴 껍데기와 따개비 등으로 상처가 계속 생기고, 벽에 부딪히는 이상 행동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눈 주변의 부상이 심각해 국내외 연구자들도 조속히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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