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용하는 종량제 봉투 가격까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그동안 동결됐던 생활밀착형 공공요금의 조정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봉투 가격뿐 아니라 공공 체육시설 이용료까지 조정 대상에 포함되면서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 시장 자료 사진 / 뉴스1
해당 지역은 전북 전주시다. 전주시는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재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요금 조정과 지출 감축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긴축 재정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여부와 구체적인 인상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종량제 봉투 20ℓ에 460원…가격 인상 검토하는 이유
지난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의 2027년도 일반회계 기준 자주재원은 1조 2059억 원으로 전망된다. 반면 인건비 등 필수경비와 지방채 상환액은 1조 232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보다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돈이 약 267억 원 더 많은 셈이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세입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필수경비조차 자주재원으로 온전히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8월 출범한 재정혁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종합 권고안을 바탕으로 세입 확충과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종량제 봉투 가격이다. 현재 전주시의 20ℓ 종량제 봉투 가격은 460원으로, 주민 부담률은 16.5%다. 시는 그동안 동결해 온 종량제 봉투 가격을 전국 평균 수준에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육시설 사용료 역시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전주시는 종량제 봉투 가격과 체육시설 사용료를 전국 평균에 맞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봉안당 사용료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상하수도 요금 인상 계획은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공공요금 조정이 현실화하면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감면 등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민간 보조금 매년 20% 감축…대규모 사업도 재검토
전주시는 공공요금 조정뿐 아니라 시 재정 전반에 걸친 지출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우선 민간 보조금을 2030년까지 매년 20%씩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경상경비와 행사성 경비는 20% 이상 삭감하기로 했다.
전주시청 전경 / 연합뉴스
공무원 기준인건비를 준수하는 한편 출연기관과 민간 위탁 사업에 대한 원가 검증도 의무화한다. 출연기관의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하고, 민간 위탁 시설의 관행적인 재위탁을 억제해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사업도 전면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40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 5482억 원에 달한다. 시는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 비용과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해 공사 기간을 연장하고 연차별 투자 규모를 분산할 방침이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61개 사업은 총사업비가 2조 1290억 원에 이른다. 이들 사업은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보류하거나 유예하기로 했다.
신규 지방채 발행도 최소화한다. 법정 의무사업이나 준공이 임박한 사업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원금 상환액 범위인 241억 원 이내에서 발행해 채무가 추가로 늘어나는 것을 억제할 계획이다.
812억 규모 공유재산 정리…재정 부족 해소 총력
수입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전주시는 고액·상습 체납액 징수를 강화하고, 사업 기획 단계부터 부가가치세 환급 관리 체계를 구축해 세입 누수를 줄이기로 했다.
활용 수요가 낮은 유휴 공유재산도 정리한다. 대상은 총 26건으로, 면적은 12만7115.7㎡에 달한다. 감정평가액은 약 812억원 규모다. 시는 용도변경과 토지이용계획 정비 등을 거쳐 해당 재산을 매각하거나 교환하고, 확보한 재원은 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또 보통교부세 확충을 위해 광역시급 행정수요를 반영하는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건의하고, 교부세 산정에 필요한 기초자료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주시는 이번 조치를 통해 만성적인 재정 누수를 막고 건전한 재정 운영 체계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엄중한 재정 여건 속에서 건전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용은 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불가피한 공공요금 조정 등 고통 분담이 따르겠지만, 재정 누수를 철저히 막고 오직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직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종량제 봉투 가격과 체육시설 사용료의 조정 방향이 제시된 가운데, 향후 구체적인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이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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