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면서 옷장 깊숙이 넣어뒀던 겨울옷을 꺼낼 시기가 찾아왔다. 지난겨울까지 즐겨 입던 오리털 패딩을 펼쳐보면 목둘레가 누렇게 변해 있거나 소매 끝이 기름때로 번들거리는 경우가 많다.
패딩을 세탁소에 맡기려면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집에서 세탁하다가 오리털이 뭉치거나 옷이 망가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오리털 패딩은 세탁 방법뿐 아니라 물기를 제거하고 말리는 과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세탁기 넣기 전 전처리로 찌든 때부터 지워야
패딩에서 오염이 쉽게 쌓이는 부위는 목둘레와 소매 끝, 주머니 입구다. 특히 목 부분은 피부와 직접 닿아 땀과 피지가 묻기 쉽고, 화장품이 옷깃에 남기도 한다. 오래된 기름때는 세탁기에 넣어도 한 번에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오염이 심한 부분은 미리 닦는다.
세탁을 시작하기 전에는 패딩 안쪽에 붙은 세탁 표시부터 확인한다. 물세탁이 가능하다면 미지근한 물에 다운 의류용 세제를 소량 푼다. 부드러운 스펀지에 세제물을 묻힌 뒤 목깃과 소매 끝을 가볍게 문질러 닦는다. 얼룩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면 세제물을 조금 더 묻혀 잠시 두었다가 부드럽게 닦는다.
오염을 제거했다면 깨끗한 물을 묻힌 천으로 남은 세제를 닦아낸다. 세제가 남으면 건조 후 얼룩이 생길 수 있다.
세탁기에 넣기 전에는 주머니 속 물건을 모두 꺼내고 지퍼와 찍찍이를 잠근다. 탈부착할 수 있는 모자 장식이나 털 장식도 분리한다. 마지막으로 겉감에 찢어진 부분이 없는지 살펴본다.
물 온도 30도 안팎, 울 코스로 약하게 돌리기
패딩은 세탁 방법에 따라 충전재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오리털에는 자연적으로 기름 성분이 남아 있는데, 세정력이 지나치게 강한 세제를 사용하면 털이 뭉치거나 부풀어 오르는 힘이 줄어들 수 있다.
물세탁이 가능한 제품은 찬물이나 3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을 사용한다. 세탁기에서는 울 코스나 섬세 코스처럼 옷감에 가해지는 움직임이 적은 코스를 선택한다.
세탁할 때는 다운 의류 전용 세제를 사용한다. 세제는 제품에 표시된 양만 넣는다. 많이 넣는다고 오염이 더 잘 지워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충전재 사이에 세제가 남을 수 있다.
이때 섬유유연제와 표백제는 넣지 않는다. 섬유유연제가 겉감에 남으면 물방울을 튕겨내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표백제는 옷감이나 충전재를 손상시킬 수 있다.
패딩은 가능하면 단독으로 세탁한다. 다른 옷과 함께 넣으면 지퍼나 단추에 겉감이 걸릴 수 있고, 세탁기 안에서 패딩이 충분히 움직이기 어렵다.
탈수는 짧게, 건조는 그늘에서 평평하게
세탁을 마친 패딩은 물을 많이 머금어 평소보다 무거워진다. 이때 무리하게 비틀어 짜면 겉감이 늘어나거나 내부의 오리털이 한쪽으로 몰릴 수 있다.
세탁기에서 탈수할 때는 의류의 세탁 표시에 맞춰 강도와 시간을 설정한다. 탈수가 끝난 패딩은 양손으로 몸통을 받쳐 꺼낸다. 물에 젖은 상태에서 목 부분이나 소매만 잡아당기면 옷이 늘어날 수 있다.
건조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린다. 건조대 위에 패딩을 평평하게 펼쳐놓으면 충전재가 아래쪽으로 쏠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때 패딩을 여러 겹으로 접어놓지 않는다. 겹친 부분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마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건조하는 동안에는 패딩을 주기적으로 뒤집어준다.
건조기를 사용해도 되는 것은 낮은 온도로 말린다. 건조기 안에서 옷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고, 중간중간 꺼내 충전재의 상태를 확인한다.
겉감이 말랐더라도 안쪽 오리털에는 물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두꺼운 목깃과 소매, 등 부분을 손으로 만져보고 축축한 느낌이 없는지 확인한다.
완전히 마른 뒤 두드려 주어야 숨 죽은 털 살아나
세탁을 마친 패딩은 물을 머금은 오리털이 서로 달라붙으면서 부피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오리털 패딩은 털 사이에 공기를 머금어 따뜻함을 유지한다. 따라서 충전재가 충분히 마르고 다시 부풀어 올라야 원래의 두툼한 형태에 가까워진다.
패딩이 거의 마른 상태라면 손으로 뭉친 부분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두꺼운 충전재가 한곳에 몰려 있다면 손가락으로 조금씩 나눠 펴준다. 이후 패딩을 양손으로 잡고 가볍게 흔든다. 이때 단단한 물건으로 세게 내려치지 않는다. 겉감이 손상되거나 봉제선이 벌어질 수 있다.
건조가 끝난 뒤에는 패딩 전체를 손으로 눌러본다. 특정 부분만 차갑거나 축축하다면 내부에 물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시 충분히 말린다.
세탁한 패딩을 보관할 때는 압축팩에 오랫동안 넣어두지 않는 것이 좋다. 충전재가 계속 눌려 있으면 다시 부풀어 오르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보관 공간이 넉넉하다면 어깨에 맞는 옷걸이에 걸어둔다. 다른 옷 사이에 지나치게 끼워 넣지 않고 충전재가 눌리지 않도록 간격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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