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불안'에도 급락 피한 코스피···다음주 실적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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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불안'에도 급락 피한 코스피···다음주 실적이 분수령

뉴스웨이 2026-10-23 17:19:26 신고

그리팩=이찬희 기자

코스피가 장중 4% 넘게 급락한 뒤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와 자금 조달 부담이 부각되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다음 주 주요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투자 수익성과 이익의 지속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53포인트(0.30%)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305.98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도 9941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최근 조정폭도 상당하다. 코스피는 지난 2일 7003.74에서 이날 5550.30까지 약 20.8% 하락했다. 단기간 낙폭이 확대된 만큼 저가 매수세에 따른 반등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외국인 수급과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 이를 추세적인 반등의 시작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AI 실적보다 현금흐름 주목···투자 수익성 우려 확산

최근 증시 조정은 AI 수요 둔화보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자금 여력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한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회수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투자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차입 의존도가 높은 AI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신용 불안이 대형 기술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메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지만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그동안 차입 의존도가 높은 AI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신용 불안이 대형 기술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실제 메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실적 발표 이후 110bp에서 117bp로 상승했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곧바로 업황 악화나 버블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AI 투자 버블 논쟁은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며 "다만 반도체주 상승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과 무관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고, 현재 시장의 핵심 의문은 AI 투자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지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 팀장은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큰 변화 없이 확대되고 있고 본업의 수익성도 유지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앞으로 벌어들일 대규모 이익이 일시적인 호황에 그칠지,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고유가·수급 부담 속 반등 시험대···다음주 실적·FOMC 주목

AI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고유가도 증시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이 장기화하고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상승과 동시에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현상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은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최근에는 경기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금리·고유가로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라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금리 민감도를 낮춰줄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며 "미·이란 합의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지표의 둔화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 주 예정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증시의 단기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오는 28일 SK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30일 아마존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는 추가 주주환원 여부도 관심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흡수할 매수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한다면 수급 부담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예상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향후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다만 주요 빅테크 실적에서 AI 투자 성과와 현금흐름의 지속성이 확인된다면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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