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픽업 자율주행 확대…GM의 기술 투자 회수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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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픽업 자율주행 확대…GM의 기술 투자 회수 계산

프라임경제 2026-10-23 14:26:17 신고

[프라임경제] 자동차에 투입되는 기술 개발비가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일부 고가 차량에만 적용해서는 비용 회수에 한계가 있다. 이에 기술을 얼마나 많은 차량에 적용하고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가 자율주행 기술을 주요 SUV와 픽업트럭으로 확대하려는 계획도 이런 사업적 과제와 관련이 있다. GM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GM Forward' 행사에서 자율주행 확대 로드맵과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AI 기반 개발·제조 혁신 계획을 공개했다.

GM은 2028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도입한 뒤 내연기관 SUV와 픽업트럭 등 주요 판매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공유할 수 있는 컴퓨팅 기반을 구축하고 신차 개발에도 AI를 활용한다. 기존 주력 차종의 판매 기반을 첨단 기술 확산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력 차종에 기술 확산…관건은 고객 지불 의사

GM이 2028년 에스컬레이드 IQ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도입한다는 계획은 지난해 공개된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적용 대상을 주요 내연기관 SUV와 픽업트럭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했다. 다만 확대 적용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현재 양산 전 단계 차량을 대상으로 폐쇄 코스 시험을 진행 중이다.

GM Forward 행사에서 차량 미래 기술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메리 바라 GM 회장. ⓒ 한국GM

북미 시장에서 대형 SUV와 픽업트럭은 GM의 핵심 판매 차종이자 수익 기반이다. 고가 전기차보다 판매 기반이 넓은 주력 차종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개발 투자비를 더 많은 차량에 분산할 수 있다. 전기차 판매 증가에 의존하지 않고 기존 내연기관차의 상품성을 강화할 여지도 생긴다.

자율주행은 초기 개발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도로 환경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적용 차량이 늘어날수록 개발 투자금을 활용할 기회도 커지지만, 실제 수익은 고객의 이용 여부와 서비스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판매 이후 소프트웨어 기능과 구독형 서비스로 수익원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은 새로운 사업 기회다. GM 역시 차량 소프트웨어를 장기적인 수익 기반으로 육성하려 한다. 다만 기존 운전자 보조 기능과 비교해 고객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상용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전성이다. GM의 기존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는 일정 조건에서 핸즈프리 주행을 지원하지만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계속 살펴야 한다. 2028년 도입을 목표로 하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개입 부담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 중인 GM의 연구 차량. ⓒ 한국GM

GM이 확보한 슈퍼크루즈 누적 핸즈프리 주행거리는 12억마일을 웃돈다. 별도의 데이터 수집 차량 수백 대를 운영하며 매달 약 100만마일의 다중센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하루 30억마일 이상의 가상 주행으로 다양한 도로 상황을 학습한다.

그러나 기존 운전자 보조 기능의 주행거리와 가상 주행 실적이 새로운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용화에서는 운전자 개입 조건과 작동 가능한 도로 환경,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적용 차종이 늘어나면 차량별 검증 부담도 커진다.

◆시스템 하나로 여러 차종 대응…검증 부담 여전

GM이 자율주행 확대를 위해 구축하는 차세대 전기·컴퓨팅 아키텍처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차량별로 필요한 하드웨어는 유지하면서 컴퓨팅과 소프트웨어 체계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차종마다 전자제어 시스템이 다르면 새로운 기능을 적용할 때 호환성 확인과 검증을 반복해야 한다. 공통 아키텍처를 활용하면 하나의 차종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다른 차종에도 적용할 수 있다. GM은 이런 방식으로 중복 개발 부담을 줄이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GM Forward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컴퓨팅 아키텍처를 소개하는 모습. ⓒ 한국GM

핵심 장비는 GM이 자체 설계한 액체 냉각식 중앙 컴퓨팅 유닛(Central Compute Unit, CCU)이다. GM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은 현행 차량보다 약 40배 높은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자율주행과 능동 안전, 차체 및 구동 관련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고속 컴퓨팅 체계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고속 이더넷과 구역별 집선 장치를 활용해 데이터 처리량은 기존보다 36배 늘리고 배선 길이와 무게는 30% 줄일 계획이다. 셀룰러 연결 속도도 최대 50% 높인다. 차량의 전자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통신 성능을 개선하려는 변화다.

하지만 컴퓨팅 성능 향상이 곧바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려면 차량별 설계 변경과 호환성 검증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구동 방식과 전자장비 구성이 다른 만큼 공통 기반을 사용하더라도 개발·검증 과정까지 모두 같아질 수는 없다.

GM은 차세대 아키텍처를 2028년 에스컬레이드 IQ에 적용한 이후 내연기관 풀사이즈 SUV와 트럭, 3열 크로스오버, 4세대 전기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러 플랫폼에서 동일한 기술을 활용하는 비중을 높여 개발 투자비를 분산하려는 구상이다.

GM이 자체 설계한 중앙 컴퓨팅 유닛(CCU). ⓒ 한국GM

신차 개발 과정에도 AI와 가상화 기술을 활용한다. GM은 통상 4~5년이 걸리는 차량 개발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설계와 검증을 가상 환경에서 진행하고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생산 부문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런 개발 기간 단축은 완성차 시장의 경쟁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빠른 신차 개발과 전동화 기술 적용으로 경쟁력을 높이면서 기존 업체들도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신차 출시가 늦어질수록 시장 변화에 대응할 기회도 줄어든다.

GM은 4세대 전기차 플랫폼에도 리튬망간리치(Lithium Manganese Rich, LMR) 배터리와 신규 구동 유닛을 적용해 비용과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가상 설계와 AI를 활용해 다양한 기술 조합을 검토하고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 한다.

다만 개발 기간 절반 단축은 아직 목표다. 가상 환경에서 검증하는 범위가 넓어져도 실제 차량의 내구성과 안전성, 생산 품질을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새로운 개발 방식이 양산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비용 절감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차량 구조물에 장착된 GM의 중앙 컴퓨팅 유닛(CCU). ⓒ 한국GM

GM은 커넥티드 서비스 '온스타(OnStar)'에도 AI를 적용해 차량 상태와 고객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시대의 실내 공간을 제안한 '콘셉트 호라이즌(Concept Horizon)'도 공개했다. 다만 차량이 운전자 없이 일상적인 용무를 수행하는 단계의 상용화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GM이 추진하는 기술 전략의 핵심은 첨단 기술을 더 많은 차종에 적용하면서 개발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자율주행을 주력 SUV와 픽업트럭으로 확대하고 공통 컴퓨팅 기반을 구축하는 이유도 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통 시스템 도입에 따른 초기 투자와 차량별 검증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다.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얼마나 늘어나고 실제 서비스 매출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GM이 목표로 내건 개발 기간 단축과 주력 차종의 자율주행 확대가 현실화돼야 기술 투자 회수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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