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의 인공수로에서 한 달 넘게 머물다 당국의 유도작업으로 바다에 나갔던 상어 '부캉이'가 다시 수로 주변을 맴돌고 있다. 당국은 추가 유도작업을 중단하고 부캉이가 스스로 먼바다로 떠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마리나 브릿지 인근 수로에서 부캉이가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부캉이는 수로 출구에서 안쪽으로 약 90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차단막 주변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은 지난 21일 세 번째 유도작업을 벌여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내보냈다. 지난달 18일 처음 발견된 지 33일 만이었다.
그러나 부캉이는 같은 날 오후 11시부터 자정 사이 수로 입구에 설치된 차단막 아래 빈틈을 지나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이후 두 번째 차단막에 가로막히면서 좁은 공간에 머물게 됐다. 이에 당국은 전날 1차 차단막을 철거하고 기존 2차 차단막 자리에 이중 그물을 설치했다. 그물 위에는 수상 작업용 부유 시설인 '폰툰'도 띄웠다.
차단 시설을 정비한 뒤 부캉이는 다시 수로 밖으로 나가 북항 제1부두 앞바다에서 관찰됐다. 한동안 수면 아래에서 잠영하는 등 활동 범위가 넓어진 모습도 확인됐다. 이후 수로 밖 바다와 수로 입구를 오가며 차단막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당국은 부캉이가 수로 밖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유도작업은 당분간 진행하지 않고, 부캉이가 자연스럽게 먼바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다.
다만 부캉이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인 부캉이는 한 달 넘게 좁고 얕은 수로에 머무는 동안 주둥이와 지느러미 등 여러 부위에 상처가 난 모습이 관찰됐다. 수로 바닥이나 콘크리트 벽 등 단단한 구조물에 몸이 긁히면서 생긴 상처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수온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부캉이가 수로 안쪽에 계속 머물 경우 건강이 악화하거나 폐사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수로 밖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면 자연스럽게 먼바다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캉이의 이동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은 인위적인 유도작업에 반대하고 있으며, 정부 온라인 청원 시스템 '청원24'에는 부캉이의 '강제 퇴거'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글도 올라왔다.
반면 반복적인 유도작업에 투입되는 행정력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 안전 문제도 불거졌다. 지난밤 일부 시민이 부캉이의 수로 재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단막 위 부유 시설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상어가 출몰하는 수로에 사람이 빠질 경우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차단 시설 주변의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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