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잘 행동한다"지만…미사일 93발, 1기 4년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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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잘 행동한다"지만…미사일 93발, 1기 4년치 넘었다

이데일리 2026-10-23 03:45: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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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은 트럼프 1기 때보다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21개월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최소 93발로 1기 4년 전체 발사량을 이미 넘어섰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실제 핵전쟁을 가정한 훈련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 회동 당시 모습 (사진=AFP)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 회동 당시 모습 (사진=AFP)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건은 34건으로 집계됐다. 1기 같은 기간의 17건보다 두 배 많다. 한 차례 발사 사건에서 여러 발의 미사일을 쏘는 경우를 포함하면 2기 발사량은 최소 93발에 달했다. 이는 트럼프 1기 4년간 발사된 미사일 총수를 웃도는 규모다.

올해 들어 발사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북한은 2026년에만 21건의 미사일 발사 사건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당시의 17건을 넘어선 수치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21개월간 발생한 34건은 1기 4년 전체 발사 사건 37건보다 불과 3건 적다.

CSIS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시작한 1984년 이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21개월’을 비교한 결과, 트럼프 2기의 발사 사건 34건이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3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2기 같은 기간에는 20건, 트럼프 1기에서는 17건이었으며, 나머지 대통령 임기에는 각각 7건을 넘지 않았다.

이 같은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잘 행동해 왔다고 평가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한 것도 김 위원장의 행동에 대한 일종의 화답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트럼프 1·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누적 발사 건수 추이. 2기에는 취임 후 약 600일 만에 30건을 넘어섰다. (단위: 건, 자료: CSIS)
트럼프 1·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누적 발사 건수 추이. 2기에는 취임 후 약 600일 만에 30건을 넘어섰다. (단위: 건, 자료: CSIS)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 활동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기체계도 다양화하고 있다. CSIS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시험과 고추력 고체연료 미사일 엔진의 지상시험을 실시했다.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순항미사일과 대함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전략순항미사일도 시험했다. 집속탄·지뢰 탄두를 장착한 단거리 미사일과 자폭형 드론 등 재래식 무기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앤킷 판다(Ankit Panda)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22일 CSIS가 개최한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 대담에서 2017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주로 새로운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개발시험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제 핵전쟁 상황을 가정한 군사훈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올해 10월에는 기동 능력을 갖춘 탄도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체계의 성능을 확인하려는 시험이 잇따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미사일 방어망의 탐지와 요격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니 타운(Jenny Town)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겸 38노스 프로그램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일상적인 활동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시험 때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대응이 뒤따랐지만, 이제는 무엇이 용인될 수 있는 행동인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약화하면서 시험발사에 따른 실질적인 대가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타운 국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해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크게 끌지 않는 상황 자체가 북한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사일 발사 증가의 배경에는 군사력 현대화와 외교적 계산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CSIS는 북한이 새로운 군사력 현대화 5개년 계획에 따라 무기 성능을 검증하거나, 북미 정상회담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한계를 시험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판다 연구원도 북한이 핵실험이나 태평양 방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곤란하게 만들 행동은 자제하면서 다른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면 북한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더욱 진지하게 검토할 이유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왼쪽부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겸 38노스 프로그램 국장, 앤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CSIS의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 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빅터 차(왼쪽부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겸 38노스 프로그램 국장, 앤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CSIS의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 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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