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주지사 공화 후보, 열세 속 민주 후보 비난 모친 광고 동원
공화당 내 '여파 우려' 선 긋기에 부통령은 "징징거리지 말라" 편들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엄마로서 이런 말 하기 쉽지 않지만 내 딸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미국 중간선거 오하이오주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의 모친을 동원해 이같은 광고를 내보냈다가 엄청난 역풍에 직면했다.
문제의 광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공화당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캠프에서 제작했다. 라마스와미는 2기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끈 인물이다.
1분짜리 광고에는 민주당 후보 에이미 액턴의 모친이 나와 딸을 저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액턴이 어린 시절 계부에게 성폭력을 포함한 온갖 학대를 당했고 이 때문에 12세 때 모친과 계부로부터 분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역풍이 일기 시작했다.
계부가 기소되자 모친이 함께 도피 생활을 했고 계부가 2004년 사망할 때까지 모친이 함께 살았다는 사연도 알려졌다. 어른의 보호가 필요했던 어린 딸을 등지고 상상 이상의 트라우마를 남긴 모친을 라마스와미 캠프에서 이용한 셈이다.
더구나 액턴 후보가 이같은 가족사를 몇년 전 공개한 터라 라마스와미 캠프가 아동 성폭력 비호를 불사하며 '최악의 진흙탕 선거'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줄을 이었다.
액턴 후보의 남동생 필립은 누나가 어린 시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처참한 학대를 견뎠다면서 "이 절박하고 역겨운 공격은 라마스와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반격했다.
액턴 후보도 건강이 좋지 못한 어머니를 라마스와미 캠프에서 이용한 것이라며 "슬프고 비열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오하이오에서 그렇지 않아도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후보들도 서둘러 선을 그었다.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근소하게 뒤지고 있는 공화당 후보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은 "나라면 그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라마스와미 캠프의 '선 넘은' 광고가 상원의원 선거까지 여파를 미치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라마스와미는 나쁜 사람"이라며 "그가 대가를 치르지 않고 계속 넘어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JD 밴스 부통령은 라마스와미 후보를 편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인 공화당 인사들을 공격했다.
밴스 부통령은 "정치는 힘든 일이다. 내가 동료 공화당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징징거리는 것을 관두고 선거에서 이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했다. 광고에 대한 비판을 삼간 채 일단 거리두기에 나선 셈이다.
오하이오주의 선거전을 잠식해버린 이번 광고를 두고 '정치적 자살 행위'라는 평가까지 나오는데도 라마스와미 후보는 광고 방영에 4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태세다.
그러나 필사적인 몸부림에도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선거예측기관 '사바토의 수정구슬'은 오하이오주지사 선거를 '경합'에서 '민주당 우세'로 변경했다.
오하이오는 2016년부터 세 차례 대선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밀어준 지역이지만 고물가와 저조한 제조업 부흥, 데이터센터 논란이 겹쳐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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