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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은 기후 재난과 전쟁으로 문명이 붕괴한 2050년을 배경으로 한 SF 디스토피아 영화다. 독재자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본떠 만든 안드로이드 전쟁병기 알렉세이가 통제구역 델모르에서 미등록자 아이와 인류의 마지막 신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감정이 통제된 사회에서 인간성을 깨닫게 된 알렉세이가 자유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중심 서사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제작 방식이다. 제작사 마테오AI스튜디오와 MBC C&I AI 콘텐츠랩에 따르면 ‘라파엘’은 100%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인물과 배경, 전쟁 장면 등을 구현했다. 실사 촬영이었다면 대규모 세트와 제작 인력이 필요했을 SF 세계관을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양익준·문신우·정주원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그렇다고 제작 과정이 단순했던 것은 아니다. 제작진은 1년 2개월에 걸쳐 장면마다 이미지와 영상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동일한 캐릭터가 장면마다 일관된 외모와 움직임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 AI가 영상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지만, 극장 상영에 필요한 완성도를 확보하려면 여전히 정교한 연출과 후반작업이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라파엘’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2025 AI 영상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지난해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올해 5월에는 칸 국제영화제 기간 열린 필름마켓 ‘마르셰 뒤 필름’의 클링 AI 콘퍼런스에 초청됐다.
개봉 확정과 함께 공개된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주인공 알렉세이의 얼굴이 모래처럼 흩어지며 내부의 기계 장치가 드러나는 모습이 담겼다. 여기에 “나도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나”라는 문구를 더해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성을 갈망한다는 작품의 주제를 압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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