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미국 어린이 약 7200만명에게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씩 나눠주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증여 규모만 약 14조원에 달하는 구상으로, 세계적인 부호가 개인 재산을 미래세대에 직접 배분하겠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2027년 미국의 모든 어린이에게 자신이 보유한 스페이스X 주식을 각각 한 주씩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앞으로 이어질 여러 활동의 출발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국의 18세 미만 인구는 약 7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필요한 주식은 총 7200만주다. 그가 지급 계획을 발표한 당일 종가인 주당 147.96달러를 적용했을 때 약 106억5000만달러로, 원화 환산 시 14조원대에 해당한다.
실제 증여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머스크가 지급 대상의 세부 조건이나 주식 관리 방식, 이전 절차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가 비상장주식을 보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법률·세금 문제 또한 검토해야 한다.
14조원 주식 증여 선언, AI 시대 부의 분배 논쟁으로
이번 발표는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공익기금 조성 계획과 맞물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하루 앞서 자사 지분 5%를 공익기금에 출연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불안과 사회적 격차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머스크는 기금을 통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보다 개인에게 기업 지분을 직접 나눠주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일반 국민도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방식은 지원 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 공익기금은 도움이 필요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지만 운영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반면 주식 증여는 개인에게 소유권을 부여하는 장점이 있으나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 경제적 혜택도 줄어든다.
이러한 논쟁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성과급 제도를 정비하면서 직원 보상과 주주 환원, 연구개발 투자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산업 발전을 뒷받침한 공공 인프라와 인력양성 정책의 기여까지 고려하면 기업 성장의 성과를 공유하는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요 반도체 기업에 투자해 국민이 성장의 성과를 간접적으로 누리는 구조도 존재한다.
머스크의 약속은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단계다. 다만 AI가 창출하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기업과 투자자뿐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배분해야 한다는 논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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