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침 소재로 한 '콜 오브 듀티' 신작 …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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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남침 소재로 한 '콜 오브 듀티' 신작 …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을까

BBC News 코리아 2026-10-22 18:33:13 신고

태극기, 인공기와 군인의 모습
Infinity Ward / Activision / Getty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모던 워페어 4'는 남북한 간 무력 충돌을 소재로 삼았다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 시리즈 '콜 오브 듀티'가 남북한 무력 충돌을 소재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최신작 '모던 워페어 4'의 예고편은 평범하게 순찰 임무를 수행하는 듯한 젊은 한국 군인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잠시 후, 북한의 미사일 공격과 함께 한반도는 순식간에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해당 예고편은 지난 5월 공개 당일에만 2200만 회, 누적 조회수 6100만 회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3일 출시될 이 최신작이 현실의 미해결 분쟁을 오락거리로 삼았다고 비난한다. 반면 이 게임이 한국 군인들의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게임에 묘사된 것처럼,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을까.

전차 앞에서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여성의 흑백 사진
RV Spencer/Interim Archives/Getty Images
한국 전쟁은 1950년에 발발해 1953년 정전 협정으로 중지됐다. 전쟁 기간 최소 300만 명이 사망했는데,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분쟁 중 하나로 꼽힌다

사실 이러한 일은 이미 한차례 일어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5년 후인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면서 한국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단순한 역내 전쟁을 넘어 냉전 시대의 초강대국들 간 대결이기도 했다. 북한은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동구권 진영에 속해 있었고,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동맹이었다.

침공 직후 북한군은 빠른 속도로 진격해 사흘 만에 수도 서울을 점령했다. 이에 더해 몇 주 만에 한국군과 미국이 이끄는 유엔군을 부산 일대까지 몰아붙였다.

그러나 1950년 9월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인천에 기습 상륙을 감행하면서 전세가 뒤집혔고, 그로부터 한 달 후 중국마저 참전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양측은 피비린내 나는 교착 상태를 이어갔고,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 합의했다.

정전협정으로 한반도의 전투는 멈췄으나, 이는 영구적인 평화 조약이 아니었다. 북한, 중국, 미국이 이끄는 유엔사령부가 서명했으나, 한국은 서명을 거부했다.

이 정전협정으로 당시 전선을 중심으로 휴전선이 설정됐고, 남북 각각 2km씩 비무장지대(DMZ)가 조성됐다. 이곳은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국경 중 하나로 남아 있다.

70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남북한은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그동안 육상과 해상에서 다양한 충돌이 이어졌으나, 양측 모두 전면전으로 다시 치닫는 상황만큼은 피해 왔다.

당시 6.25 전쟁으로 최소 300만 명이 숨졌는데, 이는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분쟁 중 하나이다.

북한은 침공의 뜻을 내비친 적이 있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의 모습
Getty Images
지난 2024년, 김정은 북한지도자는 북한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북한은 통일을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6.25 전쟁이 끝난 후, 북한의 지도부는 수십 년간 자신들의 방식에 따른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원한다는 입장을 줄곧 내세워왔다.

그러던 2024년 1월, 김정은 현 최고 지도자는 북한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북한은 더 이상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더욱 강경해진 입장을 드러냈다.

북한 당국은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북한의 "제1적대국·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양국을 별개의 적대국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 관계에 따라 한국에 병력 약 2만850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북한의 실제 남침 가능성은?

군인들을 만나는 김정은
KCNA VIA KNS / AFP via Getty Images
북한은 2022년에 핵보유국임을 스스로 선언하며,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수십 년 동안 서방과 한국의 정부 관계자 및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 시뮬레이션, 군사 훈련, 정보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침공 가능성 및 그 전개 양상 시나리오를 연구해왔다.

2023년, 미 연방 정보기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집단인 '미국 정보 공동체'는 북한이 점점 보유 대수를 늘리고 있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전력을 전면적인 침공에 사용하기 보다는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억지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북한 담당관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 소속 연구원인 마커스 가르라우스카스는 만일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전면전보다는 핵전쟁으로의 확전 위협에 더해 미사일을 이용한 "제한적 규모"의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9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북한 군사력 비교
BBC

남침이 어려운 이유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침공한다면 여러 가지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은 핵무기 외에도 남한보다 병력도 훨씬 더 크다. 한국군은 약 45만 명인데 반면 북한군은 약 120만 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전차와 포병 전력, 미사일 보유량도 더 많다.

그러나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강사인 표도르 째르치즈스키는 "한국의 공군력 우위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첨단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국방 예산은 약 43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반면 북한의 국방 예산은 약 16억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의 국방 예산은 북한 경제 전체 규모보다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째르치즈스키 교수는 북한의 군사 체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효율성보다는 최고 지도자에 맞선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 하에 설계된 경직된 중앙집권적인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때문에 조선인민군 부대에서는 정치 장교나 보안 장교의 승인을 거쳐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휘관들이 전장 상황에서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노후화된 군사 장비 문제도 있다.

한국은 2018년 기준 북한이 전투기 약 81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했으나, 그중 상당수는 구소련 시대 제작된 기종이며, 심지어 가장 현대적인 전투기인 MiG-29조차도 수십 년 전에 도입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위해 병력을 파견한 것이 이득이 됐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병사 1만 600명 중 상당수가 부상당하거나 전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분석가들은 생존한 병사들은 현대 전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드론 운용 등 귀중한 경험을 쌓고 귀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북 방어가 여전히 쉽지 않은 이유는?

비행장에 전시된 한국 공군 전투기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공군력과 군사 기술 면에서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이 몇몇 군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특성상 여전히 북한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수도인 서울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쪽으로 불과 38~50km 떨어져 있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를 포함하는 광역 수도권에 밀집 거주한다.

째르치즈스키 교수 또한 국경이 가깝다는 점, 북한의 포병·로켓·미사일· 드론 전력을 고려하면 서울은 "취약하며, 대피하기도 매우 어려운" 도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가 장기적인 인구학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인해 병역 가능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현역 병력은 2019년 약 56만3000 명에서 2025년 약 45만 명대로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침공한다면 그 파장은?

게임 내 한국인 여군 캐릭터
Infinity Ward/ Activision
'콜 오브 듀티'는 지난 20년 동안 수억 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게임 시리즈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남북 간 대규모 충돌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만약 실제 충돌한다면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말한다.

CIA 및 국방정보국(DIA) 분석관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모린 앤 마이크 맨스필드 재단' 소속인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공격한다면 미군이 참여하는 "다국적 군사 대응"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과 군사 조약을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째르치즈스키 교수는 남북한이 충돌한다면 "단순한 핵전쟁뿐만 아니라 열핵전쟁의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수소폭탄'이라고 불리는 열핵무기는 핵분열뿐만 아니라 핵융합을 이용하기 때문에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클링너는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침공은 엄청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은 DMZ 근처에 막대한 양의 포병 부대를 배치해 놓았으며, 이 부대들은 전진하지 않고도 서울을 포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수백, 수천 기에 달하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일부는 연합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모던 워페어 4'의 이번 소재 선택을 비판하기도 하나, 실제로 서울에 거주하며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귀화인으로서 군에 소집될 째르치즈스키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다소 단순하고 거친 방식이든 아니든, 이 게임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우리 한반도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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