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렌터카 등록대수 상위 30개사 중 캐피탈사의 시장점유율은 45.32%로, 전업 렌터카사(43.08%)를 넘어섰다. 2021년 말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금융사의 등록 차량은 37.5% 늘어난 반면 전업 렌터카사는 7.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캐피탈의 렌터카 사업은 2005년 부수업무로 허용됐다. 당시 렌탈자산 평균잔액이 본업인 리스자산 평균잔액을 넘지 못하도록 본업비율 규제가 도입됐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여전사의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0년 약 2만7000대에서 2025년 약 55만7000대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연합회는 시장 진입 확대보다 렌탈자산의 위험 관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핵심은 차량의 계약 만기 시점 가치를 뜻하는 잔존가치(RV)다. 잔존가치를 높게 책정하면 월 렌트료를 낮출 수 있지만, 실제 중고차 매각가격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액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렌트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한 고객의 계약에서도 잔존가치 예측이 빗나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연합회는 저렴한 렌트료를 앞세운 경쟁이 차량 공급 확대로 이어지고, 만기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집중적으로 풀리면 중고차 가격 하락과 매각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잔존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는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24년 초 전기차 약 2만 대를 매각하기로 하고 2억4500만달러의 추가 감가상각을 반영했다.
캐피탈 손실이 확대되면 자금 조달 부담이 커져 할부·대출 금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지 않는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채권 발행 등 외부 조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금융당국이 렌탈 취급한도를 완화하기에 앞서 최근 5년간 계약 잔존가치율과 실제 매각가격 간 차이, 차종별 매각손익,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렌터카 사업을 관할하는 국토교통부도 논의에 참여해 금융 건전성과 산업 전반의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잔존가치를 높게 책정해 만든 렌트료 인하가 몇 년 뒤 소비자의 금융 부담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며 “경쟁 확대에 앞서 경쟁의 건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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