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전통 굿 음악과 현대무용을 결합하고, 종묘제례악의 구조에 판소리와 현대 사운드를 더한다.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이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창작한 두 작품을 공개하고, 관객 투표를 통해 다음 단계의 지원작을 선정한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오는 11월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집 KOUS에서 ‘K-헤리티지 스테이지’ 첫 시범 공연(쇼케이스)을 개최한다. 올해 처음 추진하는 사업은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이 전승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자로서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원은 작품 발굴부터 공연 제작과 유통까지 이어진다. 지난 6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두 팀에는 창작지원금과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공연 제작 과정 기록화와 홍보도 지원했다. 이번 쇼케이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작품을 관객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공연 이후에는 전문가 심사와 현장 관객 투표를 통해 2027년 후속 지원작 한 편을 선정한다. 선정된 팀에는 창작지원금과 본 공연 제작 지원이 제공되며, 아트마켓 참여 등 작품의 유통을 위한 지원이 주어진다.
첫 번째 작품은 예술집단 미니어의 ‘오귀: 다섯 감정의 정화’다. 국가무형유산 강릉단오제와 남해안별신굿 등 전통 무속의 예술적 요소를 토대로 동해안 오귀굿의 의미를 현대무용과 무악으로 풀어낸다. 오귀굿은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례다. 작품은 굿의 절차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위로와 정화의 의미에 주목한다.
공연에서는 비탄과 미련, 원망, 화해, 평온으로 이어지는 다섯 감정의 흐름을 움직임과 음악으로 표현한다. 망자를 떠나보내는 의례에서 출발하지만 상실과 고통을 겪는 산 사람의 마음에도 초점을 맞춘다. 동해안 무악의 장단과 호흡, 선율을 현대무용과 연결해 전통 굿의 에너지를 동시대 무대에서 어떻게 전달할지 탐색한다.
미니어는 국가무형유산 강릉단오제 이수자인 성휘경과 김민석,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인 이정민 등 전통예술가와 무용수들로 구성된 예술집단이다. 성휘경은 대금·호적·장구·소리와 작곡을, 이정민은 가야금과 작곡을 맡는다. 여기에 평택농악 전수자 이충현이 징 연주로 참여하며, 안무와 무용을 담당하는 예술가들이 무대의 움직임을 구성한다. 무대미술·연출을 맡은 박동우와 드라마터그 전강희도 작품 개발에 참여했다.
두 번째 작품인 해오의 ‘찬란한 신세계: Interworld’는 종묘제례악의 구조적 미학을 중심에 두고 판소리의 소리와 서사, 현대적 음향을 결합한다. 전통음악에 새로운 악기를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과 호흡, 시간의 흐름처럼 전통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를 오늘의 음악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서로 다른 음악적 어법이 만나고 부딪치는 과정에서 새로운 리듬과 질서를 만들어낸다.
해오는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를 비롯한 전통예술가들이 각자의 음악적 언어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사운드를 탐구하는 음악집단이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 김율희가 소리를 맡고, 종묘제례악(일무) 이수자 오정은은 안무로 참여한다. 판소리(고법) 이수자 이민형의 타악에 아쟁과 피리, 양금, 퍼커션, 25현 가야금, 베이스 등이 더해진다. 무용수들도 함께 무대에 올라 음악과 움직임이 교차하는 장면을 만든다. 음악 프로듀서 G.QOO와 드라마터그 전강희가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두 작품은 전통예술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미니어가 무속 의례에 담긴 감정과 위로의 의미를 음악과 신체 움직임으로 풀어낸다면 해오는 종묘제례악을 비롯한 전통음악의 구조와 소리를 현대적 음향으로 확장한다. 전승 종목의 특성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창작 방식을 시도한다.
관객은 공연을 관람하는 데서 나아가 후속 지원작 선정에도 참여한다. 두 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는 전문가 심사와 현장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선정된 작품은 본 공연 제작과 유통 지원을 거쳐 더 많은 관객을 만날 기회를 얻는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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