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나고 두산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손아섭은 자신의 루틴대로 운동하며 떄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ㅣ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손아섭(38)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안타 제조기다. 통산 안타만 2655개다. 2600안타 고지를 밟은 선수는 손아섭과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43·2734안타), KT 위즈 김현수(38·2691안타)가 전부다.
꾸준함도 남달랐다. 2010년(당시 롯데 자이언츠)부터 2023년(당시 NC 다이노스)까지 14연속 시즌 100안타 이상을 쳐냈다. 2012년부터 2023년까지는 한 시즌(2015년·141안타)을 제외한 매년 150안타를 넘겼다. 전인미답의 3000안타 고지를 밟을 가장 유력한 선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금 손아섭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이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이 끝나고 두산 베어스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24년 부상 여파로 연속 시즌 100안타 행진을 멈췄고(95안타), 지난 시즌부터 입지가 조금씩 좁아진 여파가 지속됐다.
지난해 7월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둥지를 옮겨 재도약을 노렸다. 한국시리즈(KS)에도 나섰다. 하지만 그의 겨울은 추웠다.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도 마지막까지 미계약자로 남아있다가 1년 1억 원의 조건에 잔류했다. 올해 4월 14일 또 다시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54경기 타율 0.236, 1홈런, 15타점의 성적만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올 시즌이 끝나고 두산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손아섭은 자신의 루틴대로 운동하며 떄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ㅣ두산 베어스
지금은 모든 게 조심스럽다. 축제인 포스트시즌(PS)이 한창인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가 부각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측근에게만 “이대로 끝내기는 아쉽다”는 뜻을 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은퇴 기로에 놓인 힘겨운 상황에도 진심으로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변함없다. 최근 연락이 닿은 손아섭은 “야구를 너무 사랑한다”며 “나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짝사랑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안타를 적립하는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여전히 손아섭과 3000안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손아섭의 방출 소식을 접한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손아섭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솔직히 지금은 (3000안타에 대해)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통산 최다안타 1위라면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고 얘기했다.
손아섭이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히 다음 단계를 기다리는 게 전부다. 어떤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진심이다. 손아섭은 “지금 이 시간이 그렇게 고통스럽진 않다. 응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오히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더 많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내 루틴대로 꾸준히 운동하며 다음을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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