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답변까지 내세워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옹호한 데 대해 “나홀로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장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손실과 국민연금의 증시 동원 의혹까지 묶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비판하고, 참여연대까지도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내놓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을 겨냥해 “이제 편들어줄 친구도 찾기 힘든 모양이다. 하다 하다 제미나이까지 대통령 친구로 삼고 있다”며 “SNS가 목숨줄이라더니 이제 AI에 목숨을 구걸하는 판이다. 지금 대통령이 제미나이 붙들고 앉아 있을 때인가”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저도 제미나이에게 이 대통령 재판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한번 물어봤다. 당연히 재판 재개해야 한다더라”며 “지금 국민이 원하는 답은 딱 하나, 이 대통령 재판 재개”라고 주장했다.
◇공소청장·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논란…법적 허용과 정치적 중립성 충돌
앞서 이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두 기관장 역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소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기관장인 만큼 수사기관만 예외로 둘 까닭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에 관련 법률과 헌법적 쟁점을 물은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수사·기소기관을 행정부의 민주적 통제에서 떼어놓는 것은 헌법상 행정감독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국무회의 규정은 의장인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등을 배석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도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규정상 합법적으로 가능하다고 답한 바 있다. 쟁점은 배석의 법적 근거가 아니라 수사·공소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두 기관장의 정례적 국무회의 참석을 삼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수사·공소기관장이 반복적으로 참석하면 구체적인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삼전닉스 ETF 졸속 심사”…국정조사·특검 압박
장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대규모 손실도 정면으로 겨눴다. 그는 해당 상품을 “김용범·이억원·이찬진의 합동 작품”으로 규정하며 “지방선거 일정 맞추느라 심사까지 대충 했다. 정부 개입 직권남용 다 해놓고 사고가 터지니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27일 상품 출시 이후 8월 14일까지 개인투자자 손실은 6조313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매매로 확정된 손실이 2조3242억원, 보유 상품의 평가손실이 3조9888억원이다.
심사 절차의 적절성도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금융위가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어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일반 ETF의 평균 상장 소요 기간은 62일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9일 만에 상장 절차를 마쳤다.
장 대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방선거 앞두고 국민연금을 증시 부양에 총동원하고, 리밸런싱을 유예하고 국내 주식 목표 비중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대통령 결정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들”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리밸런싱을 6월까지 한시 유예했고, 5월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상향했다.
장 대표는 “선거에 이기려고 국민연금을 불법 동원했다면 명백한 탄핵 사유이자 중대 범죄”라며 “더 늦기 전에 국정조사와 특검을 실시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근거 없는 정치 선동”…‘182조 손실’ 해석 반박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선거 동원 의혹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야당에 정치 공세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권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운용의 목적이 단기 주가 부양이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제기한 ‘182조원 손실’에 대해서는 일부 보유 주식의 평가액 변동을 기금 전체의 운용 손실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수치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평가액 변화를 추정한 것이다. 이들 종목의 평가액은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10월 15일 333조5330억원으로 줄었다.
권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의 올해 1~7월 누적 운용수익률이 14.84%라고 설명했다. 1월 리밸런싱 유예 역시 주식시장 급등기에 대규모 기계적 매도가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에서 출발한 여야 공방은 고위험 금융상품의 도입 절차와 국민연금 운용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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