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법안 법률안 톺아보기] 연금 물가연동제가 부른 ‘건보폭탄’...핵심은 합리적 기준선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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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1 00:00 기준

[보건복지법안 법률안 톺아보기] 연금 물가연동제가 부른 ‘건보폭탄’...핵심은 합리적 기준선 마련

헬스경향 2026-10-22 06:29:08 신고

헬스경향은 국회에 발의되는 주요 보건복지법안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건강과 삶의 질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점검하는 ‘보건복지법안 발의안 톺아보기’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단순히 법안 제정 및 개정 소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의 실효성과 핵심쟁점을 전문가와 국민의 시각에서 다각도로 짚어볼 예정입니다. 이번 순서는 현행 2000만원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금액기준을 물가지수 변동률에 따라 매년 조정하도록 개정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입니다. <편집자 주>

공적연금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오르지만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기준은 4년째 연 2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이에 연금수급자의 피부양자 자격 상실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관련 내용을 형상화한 이미지.
공적연금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오르지만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기준은 4년째 연 2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이에 연금수급자의 피부양자 자격 상실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관련 내용을 형상화한 이미지.

윤영석 의원(국민의힘, 경남 양산시갑)은 지난 9월 피부양자 소득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기준 중 소득금액기준을 국가데이터처장이 공표하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에 따라 매년 조정하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급여액이 조정되는데 이로 인해 연금수급자의 경제적 부담 능력이나 실제 살림살이(실질소득)는 나아진 게 없는데도 통장에 찍히는 금액(명목상 연금소득)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연간 합산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다. 문제는 이 기준이 2022년 9월 건보료부과체계 2단계 개편 당시 34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 후 4년째 묶여 있다는 것. 공적연금은 해마다 전년도 물가상승률만큼 오르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2000만원이 넘어 피부양자에서 탈락하게 되는 구조다.

■연금 때문에 피부양자 탈락 31만명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공적연금소득이 기준을 넘어 피부양자 자격을 잃은 사람은 31만4474명에 달한다. 연금 종류별로는 공무원연금이 21만9532명(69.8%)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4만7620명(15.1%), 사학연금 2만5217명(8.0%), 군인연금 2만704명(6.6%)이 뒤를 이었다. 이 중 37%(11만6306명)는 배우자와 함께 자격을 잃은 ‘동반 탈락자’였고 이들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납부한 보험료는 2025년 2월 기준 월평균 9만9190원이다.

물가연동이 탈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수치로도 명확하다. 2022년 기준 연 1760만원(월 약 147만원)의 연금을 받던 수급자는 네 차례의 물가연동인상(2023년 5.1%, 2024년 3.6%, 2025년 2.3%, 2026년 2.1%)만으로 올해 연금액이 약 2000만원에 달한다. 실질구매력은 그대로인데도 연금소득이 기준선에 닿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숨은 소득 파악 등 제도 보완이 먼저”

이번 개정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쟁점은 건보재정이다. 기준선이 오르면 피부양자가 늘어 건보료 수입이 감소한다. 건보재정은 2026년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등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이다 보니 명확한 추계 없이는 관계부처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소득 파악의 불균형’이다. 은퇴자의 공적연금이나 직장인의 근로소득은 과세당국에 100% 노출돼 물가인상분까지 건보료 산정에 투명하게 반영된다. 반면 현금거래가 잦은 주택·상가 임대수익을 비롯해 유튜버 등 신종플랫폼 수익,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수익 등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결국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연금수급자들만 4년째 묶인 ‘2000만원’ 기준선에 걸려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특정소득(연금)에만 예외를 둬 혜택을 주기보다는 부과체계의 근본적인 모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와 관련,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대표변호사는 “건강보험은 본래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사회보험의 성격이 짙지만 문제는 가입자들의 소득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피부양자 탈락기준인 2000만원 자체가 현재 연간최저임금(약 2470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비현실적”이라며 “특정소득의 연동방식을 논의하기에 앞서 정확한 소득파악체계를 갖춘 다음 현실에 부합하는 기준선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회 심사과정에서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기준선 재설정 ▲투명한 소득파악방안 마련 ▲연동 시 건강보험료수입 감소규모 등에 대한 면밀한 재정추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 실질소득과 생활수준 변화를 반영해 제도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방향성은 타당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난 4년간 기준선을 묶어뒀던 보건복지부가 선제적으로 구체적인 재정추계 및 합리적 연동방안을 내놓고 심사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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