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은 뚜렷한 증상 없이 발생해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 국가건강검진항목(이하 국가검진)에는 심방세동 선별을 위한 심전도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초고령사회에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을 줄이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조기발견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진은선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심전도검사가 국가검진에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 이유는.
증상 없는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 예방을 위해서다. 심방세동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위험이 약 5배 높다. 대한부정맥학회의 최신 팩트시트(2024)에 따르면 심방세동환자는 2013년 약 43만명에서 2022년 94만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60세 이상 유병률은 5.7%에 달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조기발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 국가검진에서 한 번 검사하는 것으로도 실효성이 있나.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발작성 심방세동은 한 번의 검사로는 놓칠 수 있다. 하지만 국가검진의 주요목표는 고령층에서 흔한 무증상 지속성 심방세동이다.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져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에는 기존 12유도심전도보다 간편한 단일유도 심전도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 자동판독기능을 더하면 검사부담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 국가검진 도입 시 우선 검사대상은.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65세 이상이다. 고혈압·당뇨·비만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50~55세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검진주기는 기존 국가건강검진에 맞춰 2년에 한 번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 스마트워치가 보편화됐는데도 꼭 국가검진이 필요한가.
스마트워치는 일상에서 심장박동을 확인하는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정작 심방세동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디지털기기 접근성이 낮을 수 있다. 또 모든 국민이 고가의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수도 없다. 국가검진은 이러한 의료사각지대를 줄이는 안전망이 될 것이다.
- 해외에서는 어떻게 심방세동을 조기발견하고 있나.
2024년 유럽심장학회는 65세 이상의 경우 진료 시 맥박이나 심전도를 통한 선별검사를 권고했다. 일본은 학교·직장·특정건강검진에 심전도검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교 건강검진에서는 초·중·고 1학년을 대상으로 심전도검사를 시행하며 직장 정기건강검진에서는 35세와 40세 이상을 주요검사대상으로 정했다. 특히 40~74세 대상 특정건강검진에서는 혈압이 높거나 부정맥이 의심되면 의사 판단에 따라 심전도검사를 추가할 수 있다.
- 심전도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위한 남은 과제는.
기존 12유도심전도검사는 비용효과성과 위양성, 검진기관인프라 등의 문제로 2009년 국가검진에서 제외된 바 있다. 현재 학회가 추진하는 단일유도방식은 아직 초기단계로 단일유도심전도와 AI 판독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향후 비용효과성도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