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 성사 시 AI 판도 바꿀 듯
산업계에서는 피지컬 AI의 모든 것을 자체 기술로 소화하는 강력한 기업이 출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양사를 합병해 △직접 생산한 반도체로 데이터센터 건립 △재사용 발사체를 활용한 우주 데이터센터 건립 △자율주행·로보틱스의 AI 이식 등을 하나의 회사에서 소화하는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3월 머스크 CEO가 추진 중인 초대형 AI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에도 함께 참여했다. 합병 효과는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스포츠카 ‘로드스터’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제어 기술을 접목한 신형 로드스터를 15일 공개했다. 차가 공중으로 도약하고 회전하는 세계 최초의 하늘을 나는 양산 차랑을 선보이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만 머스크 CEO는 “양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제가) 위원회 논의에 직접 참여하긴 어렵고 최종적으로는 주주들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 스페이스X 주가 오를수록 테슬라 주주 몫 줄어
이에 따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주판알을 다시 튀길 상황이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서학개미들은 스페이스X를 2억2598만 달러(약 299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테슬라는 1억1657만 달러(약 154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서학개미로서는 스페이스X 주가 상승을 마냥 반기기 어렵다. 두 회사가 주식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합병하면 스페이스X 주가가 비쌀수록 테슬라 주주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저점이었던 올 8월 5일 종가를 기준으로 테슬라 1주는 스페이스X 2.97주였지만 20일 종가로는 2.53주였다. 약 두 달 만에 테슬라 1주로 바꿀 수 있는 스페이스X 주식량이 15% 줄어든 셈이다. 테슬라는 보관금액이 이달 19일 기준 214억 달러(약 28조5000억 원)로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이다. 스페이스X의 보관액은 28억 달러(약 3조7000억 원)로 17위에 그치고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머스크 CEO의 자원이 하나의 회사에 집중된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있지만, 테슬라의 재무 여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나올 수 있다”면서 “앞으로 특별위원회가 조건 협상에 실제로 들어가는지, (합병) 조건에 자본 조달 항목이 들어가 테슬라 주주들이 돈을 더 내야 할지가 시장의 핵심적인 관심사”라고 진단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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