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남아서 운동하고 싶은데 실업팀이 없어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인천 롤러 유망주가 고교 졸업을 앞두고 지역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인천에 대학·실업팀이 모두 없어 지역에서 키운 우수 선수들이 다른 시·도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인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 롤러 선수는 고등부 5명, 중등부 4명, 초등부 6명 등 모두 15명이다. 그러나 고교 졸업 이후 선수 생활을 이어갈 대학·실업팀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번 전국체전 롤러 여자 18세이하부 5천m 포인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희정(인천생활과학고 3학년)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김희정은 지난 2024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지난해에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다시 금메달을 따내며 전국체전에서 3년 연속 메달을 획득했지만, 정작 졸업 이후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팀은 없다.
김희정은 “인천에 남고 싶은데 실업팀이 없다”며 “팀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계속 있었지만 아직도 없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옛 인천 서구청이 운영하던 여자 롤러 실업팀은 감독 사임 이후 후임 감독을 선임하지 않은 채 운영되다가 선수들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지난 2022년 사실상 해체됐다. 당시 소속 선수들도 안양시청 등 다른 지역 실업팀으로 흩어졌다.
이후 인천에는 남녀 모두 롤러 실업팀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역에서 육성한 선수들이 성인이 된 뒤에도 인천 소속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진 셈이다.
한 롤러 관계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가까이 공들여 선수를 키워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도 열심히 운동하면 인천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동기부여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업팀 창단이 어렵다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한 명이라도 인천에 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선수와 지도자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롤러 실업팀 부재에 따른 선수 유출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며 “지역 우수 선수들의 진로 확보를 위해 실업팀 창단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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