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증시 'MSCI 퇴출' 위기에 금융권 긴장…미래에셋 "30억달러 유출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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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증시 'MSCI 퇴출' 위기에 금융권 긴장…미래에셋 "30억달러 유출 뇌관"

뉴스락 2026-10-21 10:32:05 신고

[뉴스락] 인도네시아 증시가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Emerging Market) 지위 박탈 가능성에 직면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틀간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약 82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가운데, 국내 상장된 인도네시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약 18% 급락했다.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은 MSCI 강등이 현실화할 경우 약 3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MSCI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SCI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증시를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Standalone Market)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에 대한 공식 협의 절차에 착수했다.

MSCI는 인도네시아의 신흥시장 지위 유지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식 소유구조의 불투명성, 일부 종목에 집중된 지분율, 조직적인 주가 거래 의혹 등이 주된 문제로 지목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주주 정보 공개 강화와 유통주식 비율 확대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실제 시장 투명성이 충분히 개선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MSCI는 내년 4월 30일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30일까지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니 증시 이틀간 14.8% 폭락... 국내 ETF도 직격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JCI)가 MSCI의 신흥시장 지위 재분류 검토 이후 급락한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 [뉴스락]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JCI)가 MSCI의 신흥시장 지위 재분류 검토 이후 급락한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 [뉴스락]

MSCI의 발표 이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지난 16일 11.57% 폭락한 데 이어 19일에도 3.64% 하락했다. 이틀간 누적 하락률은 약 14.8%로, 지수는 6년 만의 최저 수준인 4996.61까지 주저앉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증시에서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820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16일 하루 낙폭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충격파는 국내 투자상품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MSCI인도네시아(합성)' ETF는 지난 15일 4555원에서 16일 4060원, 19일 3745원으로 미끄러졌다.

16일과 19일 하락률은 각각 10.87%, 7.76%로 이틀 새 누적 17.8%가량 급락했다. 인도네시아 증시 폭락이 국내 투자상품에 직접적인 가격 타격을 입힌 셈이다.

MSCI가 검토 중인 독립시장은 일반적인 신흥시장 지수 편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하위 분류다. 이 경우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수동적(패시브) 펀드는 인도네시아 주식 편입 비중을 줄이거나 전량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다시 투자자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재분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20일 현지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장중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 "기업 실적보다 시장 신뢰 위기"... 30억달러 유출 우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이 분석한 MSCI의 인도네시아 신흥시장 지위 강등 위험. 현지 4대 은행이 MSCI 인도네시아 지수의 71.7%를 차지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매도 압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이 분석한 MSCI의 인도네시아 신흥시장 지위 강등 위험. 현지 4대 은행이 MSCI 인도네시아 지수의 71.7%를 차지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매도 압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이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구체적으로 진단했다.

특히 이번 폭락이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보다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 훼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이 19일 발간한 'Daily Focus' 보고서에서 룰리 아리아 위스누브로토(Rully Arya Wisnubroto) 연구원은 "이번 매도세는 기업 실적이 그만큼 악화됐기 때문이라기보다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 적합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뢰할 만한 규제 조치와 외국인 자금 흐름, 지수 내 대형주의 안정이 시장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바닥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은 MSCI의 독립시장 재분류가 현실화할 경우 약 30억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출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액티브 펀드의 추가 매도 물량은 제외한 추정치다.

특히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인도네시아 대형 은행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예탁기관(KSEI) 자료상 대형 은행과 주요 통신·산업 종목의 유통주식 중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 보유 비중은 46~53% 수준에 달한다. 시장 평균인 약 20%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의 무함마드 누르콜리스 샤프루딘(Muhammad Nurkholis Syafruddin) 연구원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더라도 외국인 자금 유출 충격은 인도네시아 4대 은행주에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인도네시아 4대 은행인 BCA(BBCA), BRI(BBRI), 만디리은행(BMRI), BNI(BBNI)는 MSCI 인도네시아 지수 구성 비중의 약 71.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은행이 보유한 높은 지수 비중과 외국인 투자자 의존도를 고려하면, MSCI 재분류가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매도 압력이 특정 은행주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증시 충격이 채권시장과 환율로 전이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룰리 연구원은 "주식시장 밖으로도 자금 유출 충격이 확산돼 루피아화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국채는 MSCI와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위험 프리미엄 상승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국외로 향할 경우 루피아화 가치가 하락하고, 국채금리 상승은 현지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고서가 제시한 30억달러는 실제 빠져나간 자금이 아닌 MSCI 재분류 확정을 가정한 위험 추정치다.

국내 4대 은행 '불똥' 튀나... 수익·건전성 관리 변수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김종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 도날드 빵가리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은행감독국장, 술리스띠오 다르마완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금융지주감독국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순구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이영직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 조명현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 [뉴스락]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김종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 도날드 빵가리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은행감독국장, 술리스띠오 다르마완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금융지주감독국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순구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이영직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 조명현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 [뉴스락]

이번 사태는 인도네시아를 핵심 해외 진출 거점으로 삼고 맹공을 펼쳐온 국내 시중은행들에도 껄끄러운 변수다.

현재 KB국민은행은 KB뱅크 인도네시아를, 신한은행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우리은행은 우리소다라은행을, 하나은행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을 각각 운영 중이다.

이들 은행은 현지 거점 인수와 영업망 확장을 통해 인도네시아 파이를 키워왔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는 편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현지 사업은 과거 부실여신 정리와 대규모 충당금 부담 등을 겪으며 경영 정상화가 핵심 과제로 지목돼 왔다.

실제 KB뱅크는 최근 자본구조 강화를 위해 만기에 따라 연 8.95~9.30%의 금리가 적용되는 5000억루피아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지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 은행권 전반의 조달비용 상승은 물론, 대출자(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신한금융 역시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지주 체제를 출범시키며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영업 기반을 굳히고 있는 만큼 현지 금융시장 변동성 추이에 안테나를 세울 수밖에 없다.

다만 MSCI의 시장 재분류 결정이 은행의 인허가나 예대마진 영업을 직접 통제하는 규제는 아니다. 국내 은행의 실제 타격 여부는 현지법인의 주식 보유 규모, 외화 자산 및 부채 구조, 차주 건전성, 자금조달 융통성 등을 추가로 종합해 따져봐야 한다.

인니 당국 긴급 진화... "주가 부양보다 시장질서 개선 중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과 증권거래소(IDX)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서 시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OJK [뉴스락]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과 증권거래소(IDX)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서 시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OJK [뉴스락]

파장이 커지자 인도네시아 당국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현지 거래소는 주식의 일일 하락 제한폭을 축소하고 지분 집중도가 지나친 기업을 주요 지수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추진했다. 이 같은 대응에 힘입어 20일 증시는 장중 3~4%대 반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단기적인 주가 반등만으로 MSCI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MSCI가 문제 삼은 근본 원인은 단순한 지수 하락이 아니라 소유구조의 불투명성과 공정한 가격 형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 훼손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 역시 당국의 일시적인 주가 방어보다 시장질서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누르콜리스 샤프루딘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반등의 촉매는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시장 규율의 실질적인 집행"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조작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와 구속력 있는 최소 유통주식 비율 규정 등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앞서 MSCI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일부 지수 관련 편입 제한 조치를 유지해 왔다. 이번 재분류 검토까지 더해지면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은 내년 6월 최종 결정 전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에 노출될 전망이다.

현지에 뿌리를 내린 국내 금융사들로서는 증시 폭락에 따른 직접적인 투자손실 가능성뿐 아니라 환율 변동과 조달비용 상승, 기업금융 부실 전이 등 간접적인 파장까지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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