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차무진이 대중문화 서사의 핵심 뼈대인 ‘영웅의 여정’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메타 창작론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를 28일 정식 출간한다. 이 책은 서사 이론의 거장인 조지프 캠벨의 원질 신화 17단계와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12단계 플롯 구조를 일대일로 비교·해설하며 스토리텔링의 본질을 다룬다.
저자는 최근 웹툰, 웹소설 등 대중 서사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사건 연출이나 기술적인 팁에만 치중해 주인공의 내면적 고민을 생략해버리는 작법 흐름을 꼬집는다. 고민이나 갈등, 단련 과정 없이 즉각적인 쾌감만 전하는 서사를 이른바 ‘좀비형 영웅’으로 지목하며, 플롯의 체크리스트를 인물의 내면으로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책은 총 3개 막(출발·입문·귀환)과 12개 장으로 구성돼 보글러의 12단계를 축으로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카를 융의 ‘집단 무의식’,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속 ‘비극적 결함(hamartia)’과 ‘발견(anagnorisis)’, 블라디미르 프로프의 ‘민담 형태론’을 결합해 깊이 있는 인문학적 분석을 제시한다.
특히 저자 고유의 독창적 해석이 돋보인다. 보글러가 제시한 8가지 인물 원형 중 ‘주인공’을 고의로 제외하고 7개 유형만 정리했는데, 이는 책 전체가 곧 주인공이라는 원형을 설명하는 그릇이라는 의도가 담겼다. 또 보글러의 7단계(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와 8단계(시련)를 ‘죽음을 통과하는 시간’이라는 하나의 장으로 묶어, 몰입감이 끊기지 않는 서사 리듬을 창작자가 구현하도록 안내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고전 ‘오디세이’부터 ‘타이타닉’, ‘사운드 오브 뮤직’, 최신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장면과 상황을 밀도 있게 해부했다.
이 책은 창작자에게 원고 점검용 진단서가 되는 동시에 일반 독자에게 대중 서사의 구조와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게 돕는 인문 교양서로 평가받는다. 소설가 장강명, 비교신화학자 김영, 시나리오 작가 심산,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 등 저명 인사들의 추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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