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조망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소송전에서 법원이 또다시 조 회장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이 회장이 자신의 집 앞에 들어서는 조 회장의 신축 주택 공사를 멈춰달라고 요구했지만 항고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7-3부(박은영·김종기·민정석 고법판사)는 이날 이 회장이 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 사건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조 회장의 주택 신축을 중단시켜 달라는 이 회장 측의 요청은 7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새로 들어서는 조 회장의 고급 주택에서 비롯됐다.
조 회장이 신축 중인 주택은 이 회장의 자택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이 회장 측은 해당 건물이 완공되면 기존에 누리던 한강 조망권이 침해된다며 5월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사건을 처음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은 7월 27일 이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조 회장의 주택이 들어서면서 이 회장 자택에서 바라보는 한강 전망에 일부 제한이 발생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신축 건물이 이 회장 주택의 정면이 아닌 대각선 방향에 자리하고 있어 한강 조망이 완전히 가려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조 회장 주택의 골조 공사가 이미 마무리된 만큼 공사를 중단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기각 사유로 제시했다.
이 회장 측은 이러한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서울고법 역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두 회장 사이의 법적 분쟁이 모두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은 6월 서울행정법원에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조 회장 주택의 건축허가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건축허가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12일 이 회장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해당 결정에 따라 용산구청이 조 회장에게 내준 건축허가의 효력은 내년 4월 11일까지 정지된 상태다.
결국 공사 중지 가처분 사건에서는 조 회장 측이 유리한 판단을 받았지만, 별도로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서는 건축허가 효력이 정지되면서 양측의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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