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끈 차헬스케어 IPO, 의무 사라졌다…회수 부담은 모회사에[차바이오 딥시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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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끈 차헬스케어 IPO, 의무 사라졌다…회수 부담은 모회사에[차바이오 딥시크①]

이데일리 2026-10-21 07:01:02 신고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차바이오텍(085660)이 핵심 자회사 차헬스케어에 걸려 있던 ‘2027년 기업공개(IPO)’ 의무를 걷어냈다. 새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기존 FI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맺었던 교환사채(EB)를 조기상환하면서 계약상 IPO 의무까지 함께 소멸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차바이오텍은 여전히 “2027년 상장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작 상장예비심사 신청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 규제를 대폭 강화한 상황까지 감안하면 ‘2027년 IPO’라는 목표가 실제로 가능할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차헬스케어 FI 재편 관련 이미지 (그래픽=챗GPT 생성)
차헬스케어 FI 재편 관련 이미지 (그래픽=챗GPT 생성)




◇10년 넘은 차헬스케어 IPO 약속…FI 회수 부담은 차바이오텍 몫

차헬스케어의 IPO 계획은 적어도 2013년부터 구상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오딘6차가 투자한 상환전환우선주에는 차헬스케어 IPO 시 보통주로 자동 전환되는 조건이 붙었고, 2017년에는 오딘7차가 11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차헬스케어는 2021년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2022년 상장을 공식 목표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IPO 절차가 미뤄졌다.

2024년 말부터는 ‘2027년 상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차바이오텍이 같은 해 12월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차헬스케어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1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거래종결일로부터 3년 이내 차헬스케어를 상장하기로 약정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IPO를 염두에 두고 외부자금을 유치해온 만큼 상장 지연에 따른 부담도 누적되고 있다. IPO가 계속 미뤄지면 기관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풋옵션이나 약정수익률 보장 등에 따른 비용이 모회사 차바이오텍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 FI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 지분을 되사들이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복되는 현금 유출이 차바이오텍의 재무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은 모회사 개인투자자의 이해관계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FI 갈아탄 차바이오텍…스틱 EB 갚자 IPO 의무 소멸

눈에 띄는 점은 차바이오텍이 최근 FI 구조를 재편하면서 차헬스케어의 2027년 IPO 의무도 소멸시켰다는 점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6월 차헬스케어 보통주 769만2308주를 피움AI 퓨처 헬스케어 신기술금융투자조합에 2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앞서 차헬스케어에 빌려줬던 약 1539억원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해당 출자전환은 피움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이었다.

차바이오텍은 동시에 차헬스케어 주식을 사들인 피움 조합에 현금 600억원을 출자해 28.99%의 지분을 확보했다. 단순 계산하면 구주 매각에 따른 차바이오텍의 순현금 유입액은 약 1400억원이다.

회사도 이번 거래의 목적이 기존 FI 재편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기존 FI 구조 재편을 위한 새로운 투자자로 피움AI 조합을 영입했다”며 “당사의 일부 출자는 차헬스케어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금의 흐름도 주목된다. 차바이오텍은 같은달 스틱을 상대로 발행했던 1200억원 규모 EB를 약 1408억원에 조기상환했다. 공시에는 EB 상환재원을 ‘차헬스케어 주식 매각대금’이라고 명시했다. 피움 거래에서 600억원 출자분을 뺀 약 1400억원과 EB 상환액이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차바이오텍은 두 거래가 처음부터 연계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피움AI 조합과의 거래는 보유하고 있던 차헬스케어 구주 매각이고, 스틱 거래는 미래에 차헬스케어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당사의 EB를 상환한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비슷했을 뿐 당초부터 연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FI 구조 재편 과정에서 스틱과 맺었던 차헬스케어 IPO 의무도 함께 사라졌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당초 EB를 발행하면서 스틱과의 계약에 따르면 IPO 의무가 있었으나 해당 EB가 현재 말소됐으므로 당초 계약에 따른 IPO 의무도 함께 소멸했다”고 했다.

기존 FI들의 투자금 회수 시점이 다가오던 상황에서 새 FI를 들여 스틱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동시에 내년으로 정해져 있던 IPO 데드라인까지 없어진 셈이다.

기존 FI 문제도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대신-Y2HC 신기술투자조합과 한화투자증권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 전환우선주 252만4051주를 약 803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피움 거래 직후 49.13%까지 내려갔던 차바이오텍의 차헬스케어 지분율은 다시 60.1%로 높아졌다.

차바이오텍은 추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FI에 대해서는 “일부 소액이 남아 있다”고 알렸다. 구체적인 투자자나 잔여 청구 가능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FI와 계약에서 풋옵션 행사시점을 미루면서 일정 기간 내부수익률(IRR)을 기존 4%에서 10%로 높인 이유에 대해서도 “기존 계약을 변경하기 위해 FI와 합의한 결과”라고만 답했다.



◇IPO 하면 중복상장, 안 해도 부담…차헬스케어의 딜레마

반면 차헬스케어를 상장하는 길은 이전보다 훨씬 좁아졌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3일부터 시행한 중복상장 제도에 따르면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에는 모회사 주주동의가 필수다. 이 과정에서 3%를 초과해 보유한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도 적용된다. 물적분할 이후 상당한 기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주주동의 절차를 면제받기도 어렵다.

차헬스케어는 2013년 차바이오텍에서 물적분할됐고 지난해 기준 차바이오텍 연결매출의 78.8%를 차지한 핵심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모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만큼 강화된 중복상장 규제 아래 상장 정당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차헬스케어는 중복상장 이슈 때문에 국내 IPO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모회사인 차바이오텍과 차헬스케어의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현행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통과하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바이오텍은 “2027년 상장 계획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상장예비심사 신청 등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관련 세부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차헬스케어의 IPO는 이제 과거와 성격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FI와의 계약에 따라 정해진 시점까지 상장해야 하는 ‘의무’였다면 스틱과의 EB 계약이 종료된 현재는 차바이오텍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경영계획이 됐다. 10년 넘게 IPO를 염두에 두고 외부자금을 유치했고 상장 지연에 따른 FI 회수 부담까지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작 상장을 강제하는 계약상 장치는 사라진 것이다.

더욱이 중복상장 문턱까지 높아졌지만 현재 회사가 제시한 것은 ‘2027년 상장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뿐이다. 차바이오그룹은 이데일리가 질의한 상장주관사와의 실무 작업 진행 여부, 한국거래소와의 중복상장 관련 사전협의 여부, 차바이오텍 주주동의 추진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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