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감정가를 밑도는 가격에 잇따라 낙찰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보유세 부담과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의 매수 수요를 제약하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만으로 빚을 늘려 주택을 사기보다는 금리 흐름과 실제 거래가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구독자 87만명의 유튜브 채널 '표영호 TV'로 유명한 굿마이크 표영호 대표는 서울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해당 변화 현상에 주목했다.
특히 경매 시장에 나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삼부아파트' 전용 147㎡ 물건은 최초 감정가가 50억8300만원이었지만, 두 차례나 유찰을 거치면서 최저 입찰가격이 32억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최종 낙찰가는 40억2000만원으로 결정됐으나 감정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21% 낮은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의 최고가는 지난해 51억 500만원을 기록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최근 매물 호가는 43억9000만원에서 50억원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표 대표는 "해당 여의도 아파트는 입지도 우수하고 재건축에 대한 기대도 큰 아파트인데 감정가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라며 "문제는 이런 사례가 여의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성수동 트리마제, 용산구, 목동,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에서도 관찰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매로 부동산 취득 시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시세를 웃도는 곳이 많았다"라며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이점만으로 매수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 2021년과 매우 유사해
표 대표는 고가 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는 배경으로 보유세 부담과 대출 규제를 꼽았다. 부동산 보유세 제도가 개편되면 주택가격이 높은 소유자일수록 세금 부담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2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에 그친다는 점도 매수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 역시 현재 부동산 시장이 2021년 하락장에 진입하기 직전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사실상 상승장의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전세, 월세 관련 지표까지 함께 감소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일반적으로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 일부 수요가 전세나 월세로 이동할 수 있지만, 현재는 세 가지 거래 형태가 모두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2021년에도 매매·전세·월세 관련 지표가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가격은 상승했다"라며 "현재는 추석 이후 매수세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던 동력이 약해졌으며, 집값 상승을 보고 뒤늦게 매수에 나서는 수요를 지탱할 실수요자들의 자금 여력도 한계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