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소득정산 제도가 전 국민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가입자 약 394만 세대가 총 3조3천억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주요 업무추진 현황'에 따르면 건강보험당국은 가입자의 실제 소득을 토대로 보험료를 다시 산정하는 정산 제도를 전체 가입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가입자가 직접 신청해야 이뤄지던 소득정산을 행정기관이 확보한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자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산 신청 여부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고 가입자 간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국세청이 제공하는 전년도 확정 소득을 기준으로 매년 한 차례 보험료를 정산하게 된다. 적용 대상은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와 급여 이외에 별도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110만명이다.
건보당국이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서는 394만 세대가 소득 증가에 따라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추가 납부 예상액은 모두 3조2천911억원에 이른다.
반대로 소득이 감소해 보험료 환급 대상이 되는 지역가입자는 232만 세대로 추산됐다. 돌려받을 금액은 총 1조8천14억원이다. 소득에 변동이 없어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되는 세대는 390만 세대로 분석됐다.
다만 현재 제도에서는 지역가입자가 소득 변동에 따른 정산을 직접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환급 혜택을 받는 인원이 제한적이었다. 실제 지난해인 2025년 본인 신청을 통해 보험료를 돌려받은 지역가입자는 21만 세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직권 정산이 도입되면 보험료 추가 납부 대상뿐 아니라 환급받는 가입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추가로 거둬들이는 보험료 3조2천911억원에서 환급 예정액 1조8천14억원을 제외하면 순수입 증가 규모는 1조4천897억원에 달한다.
현재 직장가입자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우선 납부한 뒤 매년 4월 확정된 소득에 맞춰 차액을 정산하고 있다.
반면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월급 외 소득에는 정기적인 소득정산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소득이 증가한 가입자에게 추가 보험료가 제때 부과되지 않거나, 소득이 감소했음에도 납부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해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직장가입자 정산에서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보험료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4월 진행된 2026년 정산 당시 직장가입자에게 환급된 보험료는 8천억원이었으며, 추가로 납부된 금액은 4조5천억원이었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은 총 3조7천억원 늘어났다.
건강보험당국은 소득정산 제도 확대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1조5천억원의 재원을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희귀질환 및 중증질환 환자의 의료비 보장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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