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항아리에서 나온 뼈와 재, 빗이나 핀 같은 소박한 유물들을 바라보며 브라운이 정말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유물의 정확한 연대보다 ‘시간의 무자비함’이었다. 그는 웅장한 기념비를 세웠던 제왕들의 이름은 역사에서 사라진 반면, 이름 없는 자들의 소박한 유골 항아리가 수천년을 버텨내고 우리에게 전해진 역설에 주목한다.
저자는 오래 기억되려는 인간의 안간힘을 하나하나 헤아리다가, 그것이 공허한 망상이자 어리석은 기대이며, 잊히는 것이야말로 살아남은 것들의 비결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놀랍게도 이 결론은 이름과 흔적을 강박처럼 남기며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뜻밖의 해방감을 준다.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짐을 내려놓으면, 먼 앞날에 얽매이던 마음에서 풀려나 지금 눈앞에 놓인 삶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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