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4% 넘게 폭락한 국내 증시가 이번 주 첫 거래일부터 또다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신용위험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개장 전 예상체결가에서 일제히 급락하면서 '검은 월요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8시 17분 기준 개장 전 거래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80% 하락한 20만30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6.84% 내린 118만5000원, SK스퀘어는 7.40% 하락한 72만6000원을 나타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14.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증시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 하락한 26140.0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9% 내린 7659.4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4% 하락한 52002.41에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83% 급락했다.
시장 불안의 중심에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대규모 차입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해 온 코어위브 등 기업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는 AI주 신용 불안 확산 속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 충격으로 14% 넘게 폭락했다"며 "최근 연쇄 급락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면서 저가 매수보다 반등 시 매도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인 대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5200~5900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미국 AI주 급락 여파로 국내 증시 역시 월요일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미 국내 증시가 여타 증시 대비 과도한 조정을 받은 만큼 주중 약세 압력을 받더라도 주가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낙폭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 나스닥 선물은 시간 외 거래에서 0.6% 안팎 상승했다. 지난주 기술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나스닥 선물 상승은 지난주 AI와 반도체 업종의 과도한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핵심"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세와 미국 국채금리 안정 여부, 나스닥 선물 상승폭 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증시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메타와 테슬라, 램리서치 등의 실적을 통해 AI 관련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주요 기업 실적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달 20일까지의 수출 실적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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