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낙원’ 스틸, 사진제공|CJ ENM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인공지능(AI)이 대중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작 효율을 높이는 기술적 도구를 넘어 영화와 예능에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탐구하거나 인간과 직접 경쟁하는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21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은 AI를 통해 인간 고유의 실존과 감정을 조명한다. 영화는 잃어버린 아들을 AI 프로그램으로 복원해 살아가던 엄마 앞에 죽은 줄 알았던 진짜 아들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로, AI가 구현한 존재와 현실의 인간이 마주하는 상황을 통해 기억과 존재의 의미, 인간만이 지닌 감정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연 감독은 AI를 소재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AI는 보편적 집단지성의 합이지만, 인간은 보편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며 “AI 시대일수록 완벽한 데이터로 다 설명되지 않는 인간 고유의 실존과 감정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사진제공|SBS·ENA
연출을 맡은 원승재 PD는 “AI가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인간이 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현실에서 마주할 때가 됐다”며 “AI라는 매개체를 통해 결국 우리 자신의 사랑과 감정의 본질을 돌아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AI를 인간과 직접 경쟁시키는 예능도 있다. 지난달 25일 처음 방송한 ENA ‘맡겨만 주십숏’은 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붐과 곽범의 ‘휴먼팀’, 신동과 양세형의 ‘AI팀’이 제한 시간 2시간 안에 홍보 영상을 완성하는 대결을 펼친다. 인간의 순발력과 경험, B급 감성이 AI의 작업 속도와 콘텐츠 구현 능력에 맞서는 방식이다.
AI를, 창의성을 겨루는 경쟁 주체로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제한된 시간에 양측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AI의 효율성과 인간 특유의 감각을 대조하며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친숙하고 유쾌하게 전달한다는 의도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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