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청와대가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구입한 도서 980종에 전한길씨를 비롯한 보수 진영 인사들의 저서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24일까지 청와대가 구매한 도서 980종의 목록이 확인됐다.
공개된 목록에는 '윤어게인'을 주장해 온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의 '네 인생 우습지 않다'가 포함됐다.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한민국 건국은 혁명이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콜드 케이스'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검찰개혁 등을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해 온 유시민 작가의 저서도 4종 있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청춘의 독서' 등이다.
특히 청와대는 해당 도서 목록을 처음부터 공개하지는 않았다. 8월4일 접수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국가안전보장과 국방 등 국익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국정 운영에 필요한 지식 인프라를 구축하고, 직원들의 정책적 판단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서를 구매하고 있다. 구매 도서 목록이 공개될 경우 국정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 구매 내역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과 관련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취지였다.
이후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기자가 이의신청을 하자 청와대는 도서 제목과 저자, 출판사명에 한해 자료를 공개했다. 다만 구매일과 대통령·영부인·참모용 또는 내부 도서관 비치용 등 사용 목적에 따른 구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구매 도서를 분야별로 분류한 결과에서는 문학 작품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소설·시·희곡이 281종(28.7%)으로 가장 많았으며 에세이 135종(13.8%)을 합하면 416종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이어 인문 177종(18.1%), 자기계발 144종(14.7%), 경제·경영 126종(12.9%) 순이었다.
반면 사회과학 분야는 19종으로 전체의 1.9%에 그쳤다. 역사 42종(4.3%), 건강·취미 22종(2.2%), 예술·대중문화 14종(1.4%), 과학 6종(0.6%) 등도 구매 목록에 포함됐다.
작가별로는 일본 추리소설가 고(故) 히가시노 게이고와 나태주 시인의 작품이 각각 9종으로 가장 많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 '녹나무의 여신', '악의', '침묵의 퍼레이드' 등이 구입됐으며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풀꽃',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등도 포함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작품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비롯해 6종이 확인됐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이 펴낸 역사 관련 시리즈도 8종 있었다.
이 밖에 부동산 투자 전략을 다룬 '대한민국 최상급지 사다리 갈아타기', 판타지 소설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 자기계발서 '부자들의 성공 심리학' 등도 구매 대상에 올랐다.
청와대 도서관은 사무동인 여민관에 마련돼 있으며 직원 누구나 희망 도서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도서는 국정기록비서관실의 검토를 거쳐 구매되며, 직원들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청할 수 있는 도서 분야에 별도 제한은 없으며 18일 기준 도서관 정비로 신규 구매는 중단된 상태다.
과거 정부의 도서 구매 내역과 비교하면 차이도 나타났다.
2018년 1월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2017년 5월10일부터 같은 해 12월31일까지 구매한 도서는 456종이었다. 이 가운데 정치·사회 분야가 150종(32.9%)으로 가장 많았고, 소설·시·에세이 등 문학 분야는 69종(15.1%)이었다.
당시에는 무협지와 판타지 소설, 재테크 서적, 수험서, 만화 등의 신청도 제한됐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2023년 3월 정보공개청구에 취임 이후 새로 구입한 도서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다만 당시 내부 도서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같은 해 2월24일 기준 소장 도서는 2만1천여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980종은 도서 목록에 기재된 종류를 집계한 것으로, 실제 구매 부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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