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한민구 기자] 주말에는 산길을 달리고 싶지만, 평일 주유소에서는 현실로 돌아온다. 캠핑을 위해 고른 SUV라도 일 년의 대부분은 출퇴근과 장보기에 쓰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을 떠난 스바루가 이 간극을 좁힌 SUV를 내놨다. 거친 길을 위한 장비를 유지하면서 하이브리드를 더한 2027년형 포레스터 윌더니스다.
포레스터 윌더니스 하이브리드는 2.5리터 수평대향 엔진과 전기모터, 리튬이온 배터리, 무단변속기와 사륜구동을 결합한 SUV다. 아웃도어 활용성을 강조하는 윌더니스 제품군에 하이브리드가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바루 미국법인이 9월 17일 발표한 시작 가격은 하이브리드 4만495달러, 약 5,405만 원이다. 가솔린 윌더니스는 3만9,495달러, 약 5,271만 원으로 두 모델의 차이는 1,000달러, 약 133만 원이다. 원화 금액은 10월 16일 달러당 1,334.61원을 적용한 단순 환산액이며 국내 판매가격은 아니다.
스바루는 2012년 말 국내 신차 판매를 중단했으며 현재 한국에서 공식 판매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차지만, 캠핑용 SUV에 기대하는 주말의 재미와 평일의 경제성을 어떻게 묶었는지 살펴볼 만하다.
산길은 포기하지 않았다
윌더니스 하이브리드의 지상고는 9.3인치, 약 236mm다. 일반 포레스터 하이브리드의 약 221mm보다 15mm 높다. 긴 코일 스프링과 쇼크 업소버를 사용해 차체 아래 여유를 확보했다. 캠핑장 진입로나 비포장길에서 하부가 지면에 닿을 가능성을 줄이려는 구성이다.
접근각은 일반 하이브리드의 19도에서 23.5도로, 이탈각은 24.6도에서 25.5도로 개선됐다. 경사면을 넘어갈 때 차체 가운데의 통과 여유를 나타내는 램프각도 19.3도에서 20.6도로 커졌다. 차체만 높인 것이 아니라 앞뒤와 가운데의 험로 통과 능력을 함께 다듬었다.
17인치 전용 검은 휠에는 요코하마 지오랜더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다. 듀얼 모드 X-MODE와 내리막 주행 보조를 제공하며, 눈이나 진흙 등 노면에 맞춰 주행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하부 보호 장비도 갖춰 아웃도어 분위기를 내는 외관 장식에 그치지 않았다.
앞뒤 차축은 기계적으로 연결되는 스바루의 대칭형 사륜구동을 사용한다. 하이브리드로 바뀌면서 뒤쪽 구동을 별도 전기모터에만 맡기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브랜드가 강조해 온 사륜구동 구조를 유지하면서 전동화의 이점을 더했다.
주말이 끝난 뒤에도 쓸모 있는 변화
2.5리터 수평대향 엔진은 효율을 고려한 앳킨슨·밀러 사이클을 사용한다. 전기모터와 결합한 시스템 최고출력은 미국 hp 기준 194마력으로, 가솔린 윌더니스의 180마력보다 높다.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리니어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평일 주행이다. 스바루는 윌더니스 하이브리드의 도심 연비가 가솔린 윌더니스보다 최대 25% 개선된다는 제조사 추정치를 제시했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비포장길뿐 아니라 신호와 정체가 반복되는 출퇴근길까지 생각한 변화다.
하이브리드 장비를 넣으면서 적재 공간을 줄이지 않았다는 설명도 제시했다. 미국식 측정 기준 트렁크 용량은 약 779리터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약 1,954리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한다. 주말에 쓰는 텐트와 의자, 각종 야외 장비를 싣는 용도까지 고려했다.
실내에는 회색 질감의 스타텍스 시트와 전천후 매트, 적재 공간 보호재를 마련했다. 스바루는 스타텍스를 날씨에 견디고 청소하기 쉬운 소재로 설명한다. 흙이 묻은 신발이나 장비를 싣는 차라면, 오염을 덜 걱정하고 관리하기 쉬운 실내가 화려한 장식보다 반가울 수 있다.
거친 차림 안에 챙긴 일상의 편의
운전석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6인치 중앙 화면을 배치했다. 내비게이션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제공하며, 하만카돈 오디오와 전동 테일게이트, 열선 스티어링 휠도 갖췄다. 아웃도어 활동을 강조하면서도 가족이 매일 쓰는 편의 장비를 함께 챙겼다.
아이사이트 운전자 보조에는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갖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긴급 제동·조향 보조 등이 포함된다. 사각지대 감지와 후방 교차 교통 경고도 제공한다. 산길에서의 활용성만큼 캠핑장까지 오가는 장거리 이동과 일상 운전도 고려한 구성이다.
미국에서는 발표 가격에 통상 1,475달러, 약 197만 원의 운송·취급비가 별도로 붙는다. 이를 포함하면 가솔린 윌더니스는 4만970달러, 약 5,468만 원이며 하이브리드는 4만1,970달러, 약 5,601만 원이다. 두 모델 사이의 약 133만 원 차이는 그대로 유지된다. 일부 지역은 운송비가 다르다.
포레스터 윌더니스 하이브리드는 캠핑장에 도착하기 전과 집으로 돌아온 뒤까지 생각한 SUV다. 높은 지상고와 올터레인 타이어로 주말의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평일에는 하이브리드로 연료 부담을 덜려 했다. 한국을 떠난 브랜드의 신차 소식이 아쉬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민구 기자 hmk@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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