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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비만약·후속 후보까지 패치 적용 검토
14일 국제특허 공개문서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 3월 ‘펩타이드의 경피 전달을 위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특허를 공개했다. 2024년 9월 우선권을 주장해 지난해 9월 국제출원한 기술이다. 약물을 담은 미세바늘이 피부에서 녹으면서 성분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명세서는 적용 가능한 펩타이드로 티르제파타이드와 레타트루타이드를 직접 언급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성분으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포도당의존성 인슐린분비자극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에 작용한다. 개발 중인 레타트루타이드는 여기에 글루카곤 수용체까지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다. 기존 제품뿐 아니라 후속 비만약에도 패치를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로 해석된다.
기술의 핵심은 작은 미세바늘에 충분한 약물을 담는 것이다. 기존에는 바늘 형태를 유지하는 첨가제가 공간을 차지해 약물 탑재량이 제한됐다. 릴리는 약물 자체를 바늘의 주요 구성재료로 활용하고, 바늘과 이를 지지하는 기저층의 산도(pH)를 다르게 설정해 제조 중 약물이 기저층으로 이동하는 것을 줄이는 방식을 제시했다.
특허에는 티르제파타이드만 담은 바늘과 첨가제를 함께 담은 바늘이 돼지 피부에 유사한 수준으로 약물을 전달했다는 실험도 포함됐다. 국제출원 공개 단계로 특허 등록이나 인체 치료효과 입증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릴리가 마이크로니들을 비만약의 새로운 투여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릴리의 지난해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매출은 각각 229억6500만 달러(약 30조7000억원), 135억4200만 달러(약 18조원)로 합계 365억700만 달러(약 48조8000억원)에 달했다. 비만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막대한 매출을 내는 주력 성분의 투여 방식을 다양화해 제품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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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후속 연구…국내 플랫폼에도 기회
빅파마의 마이크로니들 개발 선례는 있다. 릴리는 2014년 조사노와 골다공증 치료용 패치 ZP-PTH 개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조사노가 2015년 일일 투여 제품 개발을 중단하고 주간 투여 제품 개발로 방향을 바꾸면서 계약도 종료됐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2014년 조사노와 세마글루타이드를 주 1회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전달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노보의 연구 포트폴리오 우선순위 조정에 따라 2015년 종료됐다. 일본 히사미츠제약도 GLP-1 유사체를 미세바늘에 코팅하는 조성물 특허를 출원하고 동물실험을 제시한 바 있다.
릴리의 이번 특허는 과거 공동개발 종료 이후 빅파마의 후속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분야에서 비만약 선도기업의 구체적인 연구가 확인됐다는 의미가 있다. 외부 협력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패치를 개발 선택지로 검토한다는 사실은 국내 기업들이 추진해온 ‘붙이는 비만약’의 개발 방향에도 힘을 실을 수 있다.
투여 방식 변경은 국내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이기도 하다. 알테오젠(196170)은 MSD에 약물전달 기술을 제공해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 참여했다. 마이크로니들도 빅파마의 연구가 확대되면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 가능성이 넓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국내에서는 라파스(214260)와 대웅테라퓨틱스, 스몰랩 등이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조공법도 다양하다. 릴리 특허의 몰드 방식은 미세바늘 모양의 금형에 약물 용액을 채워 건조한다. 대웅테라퓨틱스와 스몰랩도 자체 몰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라파스의 DEN 방식은 약물을 포함한 액적을 늘려 바늘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릴리가 몰드 방식의 패치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약물 탑재량이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DEN 등 다른 제조공법으로도 검토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의 마이크로니들 특허 공개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성분 개발’을 넘어 ‘환자 편의성 중심의 약물전달 플랫폼 경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며 “독보적인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력과 임상 검증 데이터를 보유한 전문 기업들에게 글로벌 기술이전(L/O) 및 공동 개발 등 대형 사업적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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