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는 다양한 징크스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야구는 유독 징크스에 민감하다. 한 경기에서도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자신만의 루틴에 의미를 부여한다. 특정 유니폼을 입거나 정해진 음식을 먹는 것부터 '승리요정'을 찾는 것까지, 승리를 바라는 마음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시구자에게도 투영된다. 앞선 시구·시타 경기에서 승리를 경험한 인물이 다시 경기장을 찾으면 팬들은 그날도 좋은 결과가 이어지길 바란다. 시구자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좋은 기억은 어느새 하나의 징크스가 된다.
LG 트윈스는 여자 아이돌과 유독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25시즌 여자 아이돌이 시구한 경기에서 11승 2패, 승률 84.6%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8승 3패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승리요정'은 아이들 미연이다. 미연은 2024년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최종 5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PO 진출이 걸린 벼랑 끝 승부에서 LG는 4-1로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 홈 개막전에서도 시구를 맡아 LG의 승리를 함께했고, 올해 4월 12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시구자로 나섰다. 특히 이날 이후 LG가 7연승을 달리면서 '승리요정' 이미지를 굳혔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 잠실에서 펼쳐진 마지막 잠실 라이벌전에서 LG가 꺼내 든 카드는 또 다른 '승리요정' 트리플에스 김채연이었다. 그는 앞선 두 차례 시구에서 모두 승리를 경험했다. 이번에도 김채연은 LG의 4-1 승리를 함께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KIA 타이거즈 역시 지난 17일 LG 트윈스와의 준PO 1차전을 앞두고 '치트키'를 꺼내 들었다. 주인공은 밴드 데이식스의 원필이다. 원필은 지난해 6월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구해 KIA의 6-3 승리를 함께했다. 올해 8월 29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연장 10회까지 자리를 지키며 열띤 응원을 펼쳤고, 박정우의 끝내기로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승리요정'에 등극했다. 이번 준PO 1차전에서도 KIA 유니폼을 상·하의까지 갖춰 입고 시구자로 나서 팀의 5-1 승리와 함께했다.
18일 열린 준PO 2차전에는 배우 김의성을 시구자로 내세웠다. KIA 열성 팬으로 유명한 김의성은 지난 4월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 요정'이 된 바 있다. 이날도 KIA가 6-3으로 승리하면서 김의성은 다시 한번 승리의 기운을 안겼고, KIA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승리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선수들의 경기력이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만들어낸 미신도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포스트시즌, 다음에는 어떤 '승리요정'이 마운드에 올라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갈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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