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의 일갈이 또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의료계 일각의 눈총 속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가 논란을 정면 돌파하면서 시청률 20%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닥터X’는 프리랜서 외과 의사 계수정(김지원)이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구서대학교 병원의 부조리를 깨부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2년 첫 방송한 일본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이정림 감독과 편성근 작가가 팬데믹 이후 한국 의료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1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를 경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으나, 의료계 일각에서 일부 의료 장면의 고증 및 의료인 묘사를 두고 비판이 나왔다.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를 이유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를 신청했다는 현직 의사의 글도 등장해 파장이 일었다.
이번 논란을 두고 SBS 측이 “별도의 입장이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시청자가 먼저 ‘닥터X’를 판단했다. 결과는 3회 시청률 15.1%, 4회 18.5% 상승세였다. 각 회차는 더욱 첨예한 의제인 의료수가 및 리베이트에서 비롯된 위기를 다뤘으며, 사이코패스 의사라는 극단적 캐릭터를 등장시켜 ‘다크 히어로’ 계수정이 깨부술 대상으로 놨다.
앞서 지적받은 ‘의료인 악마화’에 힘을 실은 격으로 보이지만, 제작진은 구조적 문제임을 아울러 균형을 잡았다. 격무로 인해 응급실에서 응급구조사가 쓰러졌지만, 이를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사망한 상황엔 낮은 의료수가가 있어 인력난이 악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를 감수하고 고난도 술기를 배운 의사조차 힘들어서 개원한다고도 대사를 통해 드러냈다.
다만 작품은 “의사도 사람이야, 한계가 있어”라는 입장을 반영하는 동시에, 같은 말을 개인사 변명으로 쓰는 이에겐 계수정을 통해 “사람이기만 하십니까? 그럼 언제 의사하십니까?”라고 일침을 놓는다. 구체적인 한국 현실을 다룬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통해 의료인의 고충까지 대변하되 부조리만 도려내 통쾌함을 준 것이다.
또한 고증 미흡 의혹을 받은 일부 수술 장면도 실제로는 촬영 후기로 화제를 모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교수 외 다수의 의료진이 자문에 참여했다. 제작진도 매회 본 방송에 ‘극적인 전개를 위해 실제 의료 현장 및 관련 규정과 다르게 각색되거나 연출된 장면이 포함돼 있다’고 고지하며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닥터X’는 권위 혹은 관행에 짓눌린 공간 중 하나로 의국을 선택한 것이지, 특정 직업군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몰입을 돕기 위해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차용했으나, 사실적인 묘사가 요구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어디까지나 히어로 드라마”라고 짚었다.
이어 “그럼에도 ‘닥터X’ 속 부조리한 상황이 우리 사회 어디서나 벌어지고 있기에 공감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야기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되, 이야기 밖에서 이어지고 있는 의료계의 불합리함에 대해 건강한 토론을 벌일 계기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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