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사랑했던 세 사람이 상실 이후의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7년을 함께한 연인 김강토, 어린 시절부터 우정을 나눈 친구 이수현, 동생 백다희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각자 쓴 글을 서로에게 읽어주며 슬픔을 나눴다. 그렇게 1년 동안 쌓인 기록이 에세이 ‘버터밀크웨이’(부기출판)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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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인 ‘버터밀크웨이’는 동생 백다희가 언니를 잃은 뒤 달라진 세상을 표현한 말이다. 그는 언니와 함께했던 세계를 우유에, 언니의 죽음으로 달라진 자신을 버터에 빗댔다. 버터가 다시 우유로 돌아갈 수 없듯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속에서도 삶은 조금씩 변화하며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에도 계속되는 일상과 그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감정들이 담겼다. 연인 김강토는 슬픔을 견디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실력도 늘었다. 주변에서는 박수를 보냈지만 그의 마음은 달랐다. 그는 “나는 그냥 전속력으로 도망가는 중인데 엄청 잘 뛴다고 모두 자꾸 손뼉을 친다”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른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친구 이수현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마다 빈자리를 마주한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로를 ‘헨리’와 ‘마이클’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이제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을 볼 때마다 함께했던 친구를 떠올린다. 그는 한 짝을 잃은 양말이나 슬리퍼에 자신을 빗대며, 짝을 잃은 물건은 버리거나 새로 살 수 있지만 함께했던 사람의 빈자리는 채울 수 없다는 마음을 전한다.
동생 백다희는 언니가 남긴 강아지 부기와 함께 일상을 이어간다. 부기는 매일 아침 산책을 가자고 조르고, 밥을 챙겨줘야 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언니를 떠올리게 하는 흔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돌봄이 필요한 생명이다. 백다희는 언니가 남긴 물건들을 일상 곳곳에 두며 그리움을 간직한다. 그는 “언니의 물건을 작게 쪼개어 일상에 숨겨두면 온 세상이 조금씩 언니가 된다”고 적었다.
세 저자는 집필뿐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백다희는 편집을, 이수현은 삽화를 맡았고 김강토는 백세희 작가에게 보내는 노래 ‘비체(非體)’를 만들었다. 책은 유족의 동의를 얻어 출간됐으며, 판매 수익의 일부인 정가의 5%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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