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달군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논란 속 들여다본 기형적 재정의 민낯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주말 내내 달군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논란 속 들여다본 기형적 재정의 민낯

경기일보 2026-10-18 16:44:01 신고

3줄요약
b346cc6b-cac7-11f1-9f8a-ffd22994151d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윤원규기자

 

이번 주말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을 지방재정을 축내는 존재로 비유했다는 비판이 주말 내내 쏟아졌고, 소방 노조의 거센 항의와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다. 표현의 부적절함이 현장 소방관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논란이 촉발된 국정감사장의 전체 맥락을 짚어보면, 이 거친 표현의 이면에는 2020년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이후 6년이 지나도록 막대한 예산 부담을 고스란히 지방정부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 ‘재정 빨대’ 논란, 왜 나왔나

 

논란의 발언은 지난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소방 예산 중 국비 비중을 전체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며 문제의 표현을 사용했다. 추 지사는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에 1조1천억원을 잡아먹게 되고, 사업비만 5천억원가량으로 둘을 합치면 약 1조7천억원이 들어간다”며 이 중 국비 보조는 9%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추 지사의 이 같은 답변은 신분만 ‘국가직’일 뿐 막대한 인건비와 사업비의 대부분을 시·도가 감당해야 하는 기형적인 재정 구조를 강조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국민 안전의 핵심인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로, 예산 소요를 ‘잡아먹는다’고 표현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추 지사는 17일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구조적 재정 문제를 말씀드리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였다”며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 정치권 대조와 소방 노조의 반응

b369217d-cac7-11f1-9f8a-c7c2d9b3b91c
황선우 소방통합노동조합 경기위원장이 16일 경기도청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빨대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희기자

 

이번 이슈는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제주 전국체전 개회식 기념사에서 부천 화재 현장 소방관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그분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냐”고 발언했다. 소방관에 대한 국가의 무한한 예우와 보상을 강조한 이 발언은 추 지사의 ‘재정 빨대’ 표현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 지사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소방 재정 빨대’ 발언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사과를 두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맹비난했다.

 

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와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 소방 노조는 추 지사의 발언을 “7만 소방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현장 소방관들 역시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노조 역시 문제의 본질인 ‘재정 구조’에 대해서는 추 지사와 궤를 같이했다. 노조 측은 강한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지방재정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불완전한 현실이 문제라면 국비 지원 비중을 높여달라고 정부에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올바른 책무”라고 지적했다. 표현 방식에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국비 확대를 통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 자체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소방 국가직 전환 6년…지방에 남은 재정 책임

 

이번 논란을 계기로 소방 재원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소방공무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4월1일, 지역 간 소방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고 대형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47년 만에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면 전환됐다.

 

그러나 신분만 국가직으로 일원화됐을 뿐, 소방 사무와 예산 부담 책임은 여전히 지방정부에 머물러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 등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지방 소방예산 중 국비 비중은 약 10.7%에 불과하며,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 비중은 8.6% 수준에 그친다. 대부분의 재정을 광역자치단체가 자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 지사는 경기소방 인건비 약 1조1천억원 중 중앙정부의 지원은 8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히 소방 재원은 담배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와 지방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소방 수요 증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 표현 공방 넘어 ‘국가 부담 확대’로 가야

 

추 지사의 정제되지 못한 표현은 분명 아쉬움을 남겼고, 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에게 상처를 준 점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단순히 지자체장의 거친 언사에 대한 공방으로만 끝난다면 제도 개선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비판도 있다.

 

앞서 민주당 이상식 의원(용인갑)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진정한 지역균형발전 또는 지방분권을 위해서 권한이양이 중요하고 그 권한이양 중에서도 재정권한 이양이 제일 중요하다”며 “같이 소통하면서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추미애호 국감 2라운드’ 여야·친명·비명 정쟁 속 경기도내 교통·SOC 정책 검증 이뤄질까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